美 SIA, 상무부에 보낸 의견서에서 정부 차원의 동맹 설득 촉구
美 기업들만 中 제재 참여. 韓 포함 동맹국 기업에 비해 경쟁 불리
지난해 2월 28일 중국 장쑤성 쑤첸에서 촬영된 반도체 생산 공장.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반도체 업계 단체에서 한국 등 미국의 동맹국 역시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 정부에 의견서를 보내 미 동맹국 기업들이 중국과 계속 거래할 경우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에서 불리해진다고 강조했다.
1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미 연방정부 관보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1월 17일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SIA는 미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시행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 통제를 언급하며 공평한 경쟁을 위한 다자간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BIS가 동맹국들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 비슷한 수준의 규제를 채택하도록 설득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SIA는 미 기업의 경우 수출통제 대상 목록에 없는 장비도 중국의 첨단 제조시설로 수출할 수 없는데 반해, 한국이나 일본,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의 경쟁 업체들은 목록에 없는 장비면 중국 수출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국가간 규제 비대칭성으로 미 반도체 제조 장비 기업들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미 정부가 수출통제로 달성하려던 목표도 약화된다고 주장했다.
SIA는 "미국에서만 존재하는 규제의 존재 때문에 해외 경쟁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그들의 연구 개발에 투자돼 궁극적으로 미국의 반도체 리더십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서 미 정부가 동맹국들과 협의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지난 2022년 10월 7일 발표하고 2023년 10월 17일 개정한 수출규제를 통해 미 기업이 중국에 고성능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팔지 못하게 막았다. 미 정부는 네덜란드와 일본 정부에 제재 동참을 압박했고 네덜란드에서는 실제 판매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미 정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한국에 중국행 반도체 장비 제제에 동참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11월 외신들은 미 법무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제작업체인 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를 수사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관계자들은 AMAT가 중국 1위 반도체 기업 중신궈지(SMIC)에 미 정부 허가 없이 장비를 판매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AMAT는 미국에서 제작한 반도체 생산 장비를 한국 자회사에 보낸 뒤 한국에서 이를 다시 중국으로 보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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