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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휴대폰 요금도 신복위에서 채무조정 받는다"

금융위, 과기부와 협업 금융·통신 통합 채무조정 추진
이르면 2·4분기부터 주요 이동통신사 채무 통합 조정

"밀린 휴대폰 요금도 신복위에서 채무조정 받는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1. 은행에서 3000만원을 대출 받은 A씨는 밀린 통신비 채무 100만원을 갖고 있었는데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빚을 갚지 못해 결국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의 채무조정을 받았다. 채무조정으로 '은행빚' 금융채무는 해결했지만 통신채무는 조정받을 수 없었다.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새 스마트폰을 개통해야 했던 A씨는 통신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대부업체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았다.
#2. 금융채무 4000만원을 갚지 못한 B씨는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신복위 채무조정을 받고 있다. 300만원 가량의 통신채무 연체는 아직도 해결하지 못해 가족 명의 휴대폰을 빌려 쓰고 있다. 일부 회사에서 지원 과정에 휴대폰 본인 인증을 요구하고 있는 데다 정부24에서 각종 증빙 서류를 발급 받을 때에도 본인 인증이 필요한데 이만저만 불편한 게 아니다.
과도한 채무에 시달리다 채무조정을 받게된 이들이 본인 명의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 채무조정 과정에서 조정해주던 금융채무는 물론 연체된 통신비 채무도 함께 정리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신복위가 금융채무와 통신채무를 동시에 조정하는 '금융·통신 통합채무조정'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신채무가 연체로 전화, 문자 등 통신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진 채무자가 구직활동 같은 경제활동에 제약이 많았다"면서 "이러한 제약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통신채무를 금융채무보다 우선해 상환하게 되는데 통신채무가 연체된 상황이라면 경제 사정이 어려운 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회사들은 신복위 채무조정 협약 가입대상이 아니다. 이때문에 통신요금과 소액결제대금은 그동안 신복위를 통해도 채무조정 받을 수 없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핸드폰 기기값(서울보증보험 보증채무)에 대해서만 직접적 조정이 가능했다. 신복위 이용자가 통신사에 신청할 경우에만 5개월 분납을 할 수 있는 등 채무조정이 제한적이었다.
금융위는 신복위 채무조정을 받은 채무자들이 통신채무 상환 부담으로 금융채무를 상환하지 못하게 되거나 통신채무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사금융을 이용하는 사례까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융·통신 통합채무조정이 시행되면 신복위에서 한번에 금융과 통신 채무를 조정받을 수 있게 된다.
통신채무를 갚기 어려울 경우 기존의 5개월 분납을 넘어 재산과 소득을 감안해 채무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채무금액에 대한 조정도 이뤄진다.
신복위는 현재 주요 통신사와 금융·통신 통합채무조정을 위한 협약 체결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소액결제사인 다날, KG모빌리언스 등이 1·4분기 중 협약 가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관련 규정 개정과 시스템 정비 등 준비절차를 거쳐 2·4분기 중 통합채무조정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