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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규제·포탄 제공 차질...우크라이나 EU의 눈엣가시 됐나?

우크라이나 어쩌나, 우선 순위에서 계속 밀려

농산물 규제·포탄 제공 차질...우크라이나 EU의 눈엣가시 됐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농민 시위대가 동원한 트랙터들이 파리 외곽 조시니의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년전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원했던 유럽연합(EU)가 달라지고 있다. 값이 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이 수입되는 것에 대해 EU 국가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제한에 나섰고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가 절대 필요한 포탄 지원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EU, 농가 불만에 우크라산 농산물 규제

1월 31일(현지시간) EU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와의 자유무역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를 하면서도 우크라산 잉여 농산물로 피해를 입는 회원국들이 판매와 저장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경우에 따라 수입 전면 중단도 가능하도록 했다. 유럽 농가를 우크라이나산 농산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집행위는 또 우크라이나에서 들어오는 '가장 예민한 품목’인 닭고기와 계란, 설탕의 수입을 긴급히 제한하는 조치인 ‘세이프가드’도 실시해 자동 면세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가장 거래가 많은 옥수수와 밀은 민감한 품목에 포함하지 않았다.

유로뉴스는 수입 제한과 관세 부과는 앞으로 EU집행위와 회원국들의 최종 승인이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농민 시위는 프랑스를 비롯해 벨기에, 독일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등 남유럽과 폴란드 등 동유럽으로도 확산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관세없이 들어오는 값싼 농산물도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흑해 항로가 봉쇄되자 EU는 육상으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을 수송하도록 허용했다.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수입 제한을 유예하고 관세를 철폐하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EU 농가들의 불만이 쌓여왔다.

EU집행위는 이번 세이브가드 조치로 일부 회원국들이 독자적으로 판매와 저장을 금지하는 것을 중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산물 규제·포탄 제공 차질...우크라이나 EU의 눈엣가시 됐나?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45포병여단 병사들이 스웨덴제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AFP연합뉴스

EU, 약속한 포탄 절반만 제공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맞서 싸우는데 절대 필요한 포탄 지원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통과가 막힌 상태에서 EU의 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당초 약속한 분량을 지원하기 어려운 것으로 외신들이 보도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원국 국방장관들을 만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는 3월까지 포탄 100만발을 제공하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보렐은 "재고를 동원하고 공동 또는 별도로 포탄을 조달해도 당초 약속한 것의 52%인 52만4000발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생산 시설 확충으로 인해 연말까지는 100만발 이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와의 전쟁이 계속 이어지자 지난해 EU 회원국들은 155㎜ 포탄을 3월까지 우크라이나에 100만발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었다.

보렐에 따르면 EU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시작된 후 2년간 우크라이나에 280억유로(약 40조2950억원) 상당의 군사 원조를 제공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