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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양대 석유메이저 엑손·셰브론, 10년 만에 2번째 최고실적

[파이낸셜뉴스]
미 양대 석유메이저 엑손·셰브론, 10년 만에 2번째 최고실적
미국 양대 석유메이저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2일(현지시간) 유가 하락 속에서도 지난해 10년 만에 두번째로 높은 순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사진은 2019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러빙카운티의 퍼미안분지에서 석유채굴기가 석유를 끌어올리는 모습. 로이터뉴스1


국제유가 하락도 미국 양대 석유메이저의 실적 성장세를 훼방놓지 못했다.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2일(이하 현지시간) 10년 만에 두번째로 좋은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대대적인 증산에 나선 것이 유가 하락 충격을 상쇄하면서 대규모 이윤으로 이어졌다.

화석연료 사용을 당장 줄이지 않으면 기후위기를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소비가 계속해서 늘면서 미 양대 석유메이저의 산유량증가, 대규모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10년 만에 두번째 최대 이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손과 셰브론 모두 지난해 순익이 2022년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다.

그러나 2022년 기록을 제외하면 지난 10년 사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엑손 순익은 2022년 557억달러에서 지난해 360억달러로 줄었다. 그러나 2022년 기록을 빼면 2012년 이후 최대 순익이다.

셰브론 역시 같은 기간 355억달러에서 214억달러로 줄기는 했지만 2022년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증산압력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화석연료 감축 장기계획에도 불구하고 엑손과 셰브론 등 미 양대 석유메이저를 비롯해 석유·가스 생산업체들에 증산을 종용해왔다.

유가 고공행진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끌어올리는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으로 증산이라는 탄소감축 정책과 모순되는 압박을 석유업체들에 가했다.

그 덕에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가 감산에 나서고, 지난해 말에는 올해 1분기 감산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하락하거나 안정세를 유지했다.

사상최대 산유량


지난해 미 석유생산은 그 여파로 사상최대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1월 산유량은 하루 1330만배럴로 역대 그 어느 나라 산유량보다도 많았다.

주로 텍사스와 뉴멕시코주에 걸쳐 있는 퍼미안분지에서 산유량이 대폭 늘었다.

엑손은 지난해 퍼미안분지와 남미 가이아나 산유량이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4분기 미국내 산유량은 2022년 하루 78만9000배럴에서 지난해 89만5000배럴로 폭증했다.

셰브론 역시 지난해 전체 퍼미안 분지 산유량이 10% 급증했다. 4분기만 따로 보면 하루 생산량이 2022년 89만5000배럴에서 지난해 116만배럴로 대폭 늘었다.

M&A


두 메이저는 지난해 퍼미안분지 석유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엑손은 퍼미안분지 최대 석유생산 업체인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시스를 600억달러에 인수했다.

셰브론도 노스다코타주 바겐 셰일유전과 가이아나 석유 채굴권을 갖고 있는 헤스를 530억달러에 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