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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4 65만원" 휴대폰 대리점엔 이미 단통법 유명무실

정부, 시행령 우선 개정…"자율성 확대"
"4통신사 생기면 점유율 경쟁 기대"
"제조사 경쟁 사라져 효과 없을 것" 전망도


"갤럭시S24 65만원" 휴대폰 대리점엔 이미 단통법 유명무실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테크노마트 휴대폰 판매점 모습. 사진=강명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알아보신 금액 있으세요?"
지난 2일, 휴대폰 판매점이 몰려있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 6층. 기자가 한 매장에 다가가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256GB' 가격을 묻자 직원이 계산기를 꺼냈다. "얼마에 살 수 있느냐"고 물으니 직원은 휴대폰으로 지원금 표를 찾아본 뒤 계산기에 '65(65만원)'를 찍어줬다. 신제품 출시 사흘 만에 휴대폰 가격이 출고가(115만5000원)의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매장 직원은 "공시지원금 이외 비용도 지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불법 보조금인 셈이다.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 이득"
정부는 이달 중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을 우선 개정해 보조금 지급 경쟁을 촉진키로 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자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단통법 폐지 이전이라도 통신사 간 단말기 보조금 지급 경쟁이 이어지며 경쟁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성지'로 불렸던 강변·신도림 상가매장들도 단통법 폐지를 환영했다. 이들은 대리점으로부터 휴대폰을 받아와 판매한다. 대리점 규모가 클수록 리베이트(판매 장려금) 금액이 커지고 할인율도 높아지는 구조여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변테크노마트에서 판매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단통법 시행 이후 판매가 절반으로 줄었다. 출혈 경쟁을 규제한 결과 판매업자들만 죽어나고 통신사들은 마케팅 비용이 줄어 배를 불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통법이 있는 지금도 '호갱(호구+고객)'은 있다. 균등한 가격으로 사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고 통신사가 가격 경쟁을 해야 소비자가 이익을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판매점 직원은 "단통법 이전에는 판매가 더 자유로웠고 활성화됐다고 들었다"며 "지원금 풀어주면 매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통신사가 생기고 단통법까지 풀린다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유명무실화, 폐지돼도 큰 변화 없어"
단통법이 폐지돼도 시장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당국이 이미 불법 보조금을 용인하고 있는 데다 통신사들이 예전처럼 보조금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적다는 예상이다. 통신사는 이미 대리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를 통해 사실상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리베이트가 지원금으로 바뀐다 해서 소비자에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의미다. 휴대폰 제조사가 보조금 경쟁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고 통신사들도 과거처럼 경쟁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강변테크노마트 판매점을 둘러본 결과 신형 갤럭시 S24 256GB는 65만~80만원 사이에서 구매할 수 있었다.
출고가가 170만원인 아이폰15 프로 256GB는 통신사에 따라 100만원 초반에서 90만원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판매점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과거에는 제조사 중 스카이가 보조금을 많이 실었고 LG가 경쟁하는 구조였다면 이들이 사라진 시장에서 삼성이 단단한 애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풀지 의문"이라며 "통신사들도 알뜰폰이 생긴 이후 예전만큼 시장 점유율 유지에 목매지 않는다. 판매점들 사이에 출혈 경쟁이 생길수도 있겠지만 과거처럼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