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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러시아 외교차관에 “북한과 군사협력 중단하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
"한반도·유럽 위협 러북 군사협력 중단하라"
러 '尹 북한 비판 발언' 비난하자 견제구
전날 휴일에 러대사 초치해 항의키도
"北 무조건 감싸며 尹발언 무례하게 비난"
우크라戰 강변 겨냥 "안보리 결의 준수하라"

尹정부, 러시아 외교차관에 “북한과 군사협력 중단하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실시하는 모습.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는 4일 한국을 찾은 러시아 외교부 차관에게 북한과의 군사협력 중단을 요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서울을 방문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차관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했다.

김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러북 군사협력에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한다”며 “러시아가 이를 즉각 중단하는 등 안보리(유엔 안번보장이사회) 결의상 제반 의무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루덴코 차관의 답변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양측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 문제에 대한 소통을 지속하는 게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공감했다.

정부가 루덴코 차관을 만나 러북 군사협력 중단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건 최근 러시아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 비판 발언을 비난한 데 따른 견제로 읽힌다. 북러 군사협력에 따라 러시아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눈감아주고 있다는 인식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며 북한의 핵 선제공격 법제화와 잇단 도발 등을 비판한 것을 두고 "편향적"이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겨냥한 공격적인 계획을 흐리려는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전날 휴일임에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대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다. 정 차관보는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 북한을 감싸며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는 한러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또 별도로 수위 높은 비판을 제기키도 했다. 외교부 대변인실은 "자하로바 대변인의 발언은 북한의 위협적인 수사와 지속적인 무력 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명백하고도 객관적인 현실을 도외시한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규범을 성실하게 준수하는 국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혐오스러운 궤변"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러시아의 지도자가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지칭하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를 호도하려는 억지"라고 맞받았다.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을 맡은 안보리의 결의에 반하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하고, 또 정당성을 강변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이날 북핵수석대표협의에서도 안보리 결의 준수를 강하게 촉구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