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크라코프에서 열린 유럽유대인협회 주관 컨퍼런스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1.22/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두 회사의 전현직 이사들과 불법 마약을 복용해 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전·현직 테슬라 및 스페이스X 관계자를 취재해 3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불법 마약 복용은 사내 마약 방지 정책에 위배되는 동시에 스페이스X의 보안 관련 허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회사 이사들은 머스크의 불법 마약 복용 실태에 대해 알고도 공개적으로 조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교모임 참석…약물 복용 어디서 했나
머스크는 최근 몇 년간 오스틴 프로퍼 호텔에서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이자, 테슬라 이사회 일원인 조 게비아와 함께 사교 모임에 참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코 스프레이병을 통해 케타민을 수차례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테슬라 사외이사 안토니오 그라시아스·형제 킴벌 머스크·스페이스X 초기 투자자 스티브 저벳슨 등도 함께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지목됐다.
또 머스크 형제와 가까운 이들은 멕시코 산호세델카보의 '호텔 엘 간조'에서 열리는 파티에도 참석했다. 이곳 역시 마약 관련 행사로 유명한 곳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는 머스크와 함께 마약을 복용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들은 복용을 주저하는 모습이 머스크의 심기를 거스를까 우려됐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과정이 "왕과 가까워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머스크와 그의 변호사 알렉스 스피로는 WSJ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WSJ, 머스크 '엑스터시·LSD' 등 마약 복용 의혹
[파리=AP/뉴시스]미국 법원이 지난달 30일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한 '급여 패키지'를 무효화시켰다. 사진은 머스크가 지난해 5월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에 포즈를 취하는 모습. 2024.02.01. /사진=뉴시스
WSJ는 지난달에도 머스크가 코카인·엑스터시·LSD·환각버섯 등 마약을 사용했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 경영진이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신 마취에 쓰이는 케타민을 기분 전환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자신이 케타민 처방전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스피로는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서 정기적으로 무작위 약물 검사를 받았으며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 역시 "그 어떤 마약이나 알코올도 미량조차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 계정에는 정반대의 내용을 적었다. 그는 "만약 약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실제로 도움을 준다면 나는 반드시 약물을 복용할 것"이라고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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