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험지 전통시장 찾아 민생 행보
TF 구성으로 경기도 서울 편입에 속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05. phot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설 명절을 목전에 두고 수도권 민심 잡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에 험지로 꼽히는 지역의 전통시장에 방문하면서 친서민 이미지 굳히기에 나선 모습이다. 수도권 공약 현실화를 위한 작업도 분주하다. 당은 수도권 대표 공약인 경기도 서울 편입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
한 위원장은 5일 물가 점검과 민심 청취를 위해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했다. 한 위원장은 전통시장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설 명절을 앞두고 있는데 경기가 굉장히 안 좋다"며 "서민분들이 경기를 진작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저희가 보여드린 것 같다. 물론 부족하지만 저희가 더 노력하겠다는 마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시장에서 분식을 직접 시식하고 음식을 구매했다.
한 위원장이 이같은 행보를 이어가는 건 자신의 등판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이 여전히 국민의힘에 불리하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동시장이 위치한 동대문구는 국민의힘에게 대표적인 수도권 험지로 인식된다. 제19대부터 제21대까지 세 차례 연속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갑·을 선거구 모두를 내줬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일에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17대와 19~21대 등 4선을 지낸 경기 구리를 찾아 전통시장에서 일정을 소화했다.
전통시장 방문은 시장 활성화 관련 공약 발표를 앞두고 진행한 예고성 이벤트로도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구리 전통시장에서 전통시장 상품권 관련 액수를 2배 이상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약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경동시장에서도 한 위원장은 "공약을 하기 전과 이후가 분명히 다른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내고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지역구 탈환을 위해 지역별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작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대표 공약과 다름 없는 '경기도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마주하자 실무 작업에 힘을 들이는 모양새다.
당은 이날 경기 남·북도 분도와 경기 일부지역의 서울 편입을 위한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태스크포크(TF)를 구성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에게 서천특화시장화재 피해 복구 관련 당원 성금 1억원을 전달하고 있다. 2024.02.05. suncho21@newsis.com /사진=뉴시스화상
위원장에는 당 전략기획부총장인 배준영 의원이 임명됐고, 위원에는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과 김태섭 구리시 지속발전위원회 부위원장 등 총 8명이 구성됐다. 위원회는 경기를 남북도로 나누는 분도와 함께 하남, 김포, 구리 등 경기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경기도민의 현실적인 삶을 개선하기 위해, 경기 각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서울 편입이든, 경기 분도든 적극적으로 책임있게 추진하겠다"며 "저희는 이 정책을 준비하기 위해 당에서 충분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출범시킨 것이다. 정책을 실효적으로 편취화 시킬 TF까지 발족시켰다"고 강조했다.
김포 등 경기도 서울 편입은 김기현 전 대표 시절 추진됐으나 주민 투표 무산 등으로 동력을 잃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최근 경기 김포와 구리를 방문해 다시 한번 공약 띄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21대를 기준으로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수도권이 의석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만큼,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수도권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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