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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법 개정·공포 "각 군 무기체계 소요 결정 가능"

'무기 신속 도입' 각군 소요 직접 결정 가능해져
대규모 신규 사업, 사업타당성조사 생략 가능
신속한 전력화 및 군수업체 경영부담 완화 일환

[파이낸셜뉴스]
방위사업법 개정·공포 "각 군 무기체계 소요 결정 가능"
천안함과 을지문덕함 등 함정들이 3일 서해상에서 새해 첫 해상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군 제공
육·해·공군 등 각군이 일부 무기체계에 대해서 소요를 직접 결정해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6일 이런 내용을 반영한 '방위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공포돼 즉각 시행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자군 이기주의에 따라 무기를 획득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해서 각군은 무기소요를 제안만 할 수 있었고 결정은 합동참모본부에서 내렸다. 2014년 이전에는 '각 군의 능력 요청, 합참의 소요 제기, 국방부의 소요 결정' 순의 3단계로 이뤄졌다.

그러나 필요한 무기를 적기에 조달하지 못하는 문제점도 있어 개정안은 합참의장이 합동성과 전력소요의 중복성, 사업규모 등을 검토해 타당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각군 참모총장과 해병대사령관도 무기소요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규모가 크지 않고 각군에서 단독으로 필요한 무기체계에 대해선 각군 총장이 소요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용훈 방위사업청 재정담당관은 최종적으로 합참의장 검토를 거치는 것에 대해 "각군이 무분별하게 소요결정을 할 수 있어 합참의장이 한 번은 검토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예를 들어 해군이 쓰는 군함의 예인함정 등 특정 군에서만 단독으로 필요로 하는 장비가 있다"면서 "이런 무기는 각군이 소요를 결정해 방위사업청에 요청하면 획득시점이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사업법 개정·공포 "각 군 무기체계 소요 결정 가능"
해군의 신형 호위함 천안함(FFG-Ⅱ, 2,800t급)이 2023년 12월 23일, 해군 2함대사령부에 작전배치돼 본격적인 서해수호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 사진=해군 제공
개정안은 국방부 장관 또는 방위사업청장은 △국가안전보장과 관련돼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사업 △전시·사변·해외파병·테러 등 긴급한 사정이 있는 사업 △사업추진 방법이나 예산 산정이 명백한 사업 등 사업타당성조사의 실익이 없다고 인정되는 사업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사업타당상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방사청 관계자는 다만 "사업타당성조사 총괄기관은 기재부로, 기재부와 협의를 해서 정하기 때문에 방사청이나 국방부가 단독으로 정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사업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정하는 게 아니고 결론적으로 기재부 장관이 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개정 방위사업법엔 군수품 생산업체가 자체 품질관리능력을 갖추면 부여하는 '품질경영체제 인증' 유효기간을 현행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방부는 "군수품 생산업체의 인증 갱신에 필요한 비용과 행정소요 절감 등 경영 부담을 완화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군수품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전력 증강의 효율성·신속성 보장'이라는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추진한 이번 방위사업법 개정 법률이 원활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