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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공관위 "서병수·김태호, 낙동강 벨트 출마 권고"

與 '총선 중진 희생론' 본격화
5선 서 의원에 부산 북강서갑, 3선 김 의원에 경남 양산 권고
민주당세 강해 '험지'로 꼽혀

국힘 공관위 "서병수·김태호, 낙동강 벨트 출마 권고"
서병수
국힘 공관위 "서병수·김태호, 낙동강 벨트 출마 권고"
김태호
국민의힘이 6일 당 중진인 서병수 의원과 김태호 의원에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낙동강 벨트' 출마를 권고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동일지역 3선 이상 현역에 최대 35% 감산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교체 대상까지 직접 지목하면서 중진 희생론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병수 의원에게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있는 부산 북강서갑 출마를, 김태호 의원에게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있는 경남 양산을 출마를 해주십사 부탁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서 의원과 김 의원은 각각 5선과 3선으로 당 중진에 해당한다. 장 총장은 이들을 지목한 이유에 대해 "각각 부산시장과 경남지사를 하셨고, 부산이나 경남 어디를 가도 경쟁력이 있다"며 "유권자들이 충분히 선택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산 북강서갑과 경남 양산을은 보수당에 유리한 영남권 중 민주당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지역으로, '낙동강 벨트'에 해당한다. 특히 두 지역구는 제20대와 제21대 국회 모두 민주당에 자리를 내줘 여권에선 현재 험지로 인식된다.

이에 공관위는 두 곳을 전략공천 지역구로 선정, 경쟁력 있는 중진을 보내 영남권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장 총장은 "당 중진이 이기기 힘든 지역으로 가셔서 희생해 주신다면 그것이 선거에서 또 하나의 바람이 될 수 있고 선거 승리에 기여할 수 있다"며 "경남 부산에서 낙동강 벨트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권고를 시작으로 국민의힘은 영남권 물갈이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 총장은 "추가로 어떤 분들께 당을 위해 헌신해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릴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현역 중진들의 불만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영남 중진 수도권 출마론'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당내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다만 험지 출마 요청을 받은 중진 서·김 의원은 모두 당의 요청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중진 페널티를 예외 없이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도 중진 희생을 본격화하기 위한 밑작업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의원을 비롯해 정우택, 권성동, 윤상현 의원 등은 공관위가 정한 중진 페널티방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공관위는 이날 회의를 통해 행정구역 개편으로 유권자 변동이 있는 지역구, 당 약세 지역, 타당 소속 당선 포함 지역구의 다선의원 등 모두 예외 없이 동일 지역구 3선 이상 감산을 적용하기로 했다.


공관위는 이같이 결정한 배경에 대해 "정치신인의 진입장벽을 최소화하여 국민의 바람인 세대교체를 구현하겠다는 공관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관위는 서류 심사를 통해 공천 신청자 849명 중 29명을 부적격 대상자로 확정했다. 이들은 면접 등 공천 심사 과정에서 원천 배제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