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총파업 으름장
정부, 집단행동 금지 명령 내려 강경대응
대통령실까지 나서 '업무개시명령' 거론
尹 '의사 확대·정치파업 엄정대응' 의지
2022년 화물연대 업무개시명령 상기시켜
文정부 때도 의사 파업에 업무개시명령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6일 의과대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히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는 총파업 절차에 돌입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업무개시명령을 거론하며 강경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를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매듭지었던 바 있다.
정부는 이날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현행 3058명에서 2000명 늘린 5058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시작으로 의료 수요를 고려하며 차차 더 늘려 2035년에는 의료 인력 1만명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의협은 총파업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내며 반발했다.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도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의사 파업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는 곧바로 강경 대응 기조를 드러냈다.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경보를 한 번에 두 단계 올린 ‘경계’로 발령하고, 거기에 대통령실이 나서 최후의 수단으로 업무개시명령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하면서다.
먼저 복지부는 경계 경보 발령에 따라 의료법 제59조를 근거로 의협 집행부 등에 집단행동 혹은 이를 부추기는 행동 금지를 명했다. 명을 어길 경우 행정처분과 고발조치 등 법상 모든 제재 조치를 하겠다는 게 복지부의 입장이다.
같은 의료법 59조에 따라서 업무개시명령도 가능하다. 정당산 사유가 없는 진료 중단이나 의료기관 집단 휴·폐업으로 환자 진료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발생하면 복지부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나서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 명령이 발동되면 의료진은 다음 날 자정까지 업무에 복귀해야 하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본지에 “정부는 의사 파업이 벌어질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한 강경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밝혔다.
복지부의 집단행동 금지 명령과 동시에 대통령실까지 나서 업무개시명령을 언급한 건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윤 대통령은 의사 인력 확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데다 정치적 파업 등 불법적 단체행동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입장도 임기 동안 수차례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2022년 말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가 벌어졌을 때에도 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업무개시명령이 전격 발동됐던 것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다.
당시 화물연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으로 단체행동 강도가 높았지만,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이기지 못하고 집단운송거부를 조기에 철회한 바 있다.
거기에 더해 전임 문재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때에도 집단휴진 사태가 벌어졌는데, 업무개시명령을 내려 매듭지었던 전례도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명분, 과거 사례까지 윤석열 정부로선 업무개시명령 발동에 무리가 없는 여건인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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