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발표 직후 '임총' 열어 비대위 설치
설 연휴 총파업 본격, 전국 의료대란 가능성
여론과 정치권, 정부 대응..파업 추진 동력↓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정원을 2000명 확대하면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는 등 총파업 절차에 돌입했다.
의협 '임총' 소집, 비대위 구성
의협은 7일 오후 8시 서울시 용산구 의협회관 지하 대강당에서 임시대의원총회(임총)를 소집해 총파업 투쟁 절차에 들어간다. 이날 임총에서 다룰 안건은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설치 △다음달로 예정된 의협 회장 선거 무기한 연기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한 이후 "작금의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제 41대 의협 집행부는 사퇴하고 새롭게 설치되는 비대위를 중심으로 설 연휴 이후 본격적인 총파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의대증원 규모 발표가 하루 만에 임총이 개최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현재 상황이 그만큼 긴급하기 때문이다.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사안이 시급하고 심각해 급하게 임총을 소집했다"고 말했다.
의협은 정부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일관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의사 수를 늘리더라도 당면한 의료 현안을 풀 수 없고, 의대정원 확대를 위한 인프라와 교육 여건 역시 불비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식은 비과학적이고, 늘어난 의사는 의료이용을 증가시켜 정부 재정부담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의협 등 의사단체 대부분이 우려를 표하며 총파업 참여를 예고했다. 이 때문에 개원의와 전공의 등도 총파업 대열에 따르면서 전국적인 의료 대란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전공의들이 휴진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 긴급하고 위중한 환자들이 제때 응급처치와 수술 등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여론·정치권, 정부 법적대응은 부담
다만 의협의 총파업이 설 연휴 이후 현실화되더라도 현재 여론이 의대 증원을 지지하고 있고, 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도 의대 증원 정책에 찬성하고 있어 파업을 강경하게 추진할 동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강경한 대응 움직임도 총파업에는 부정적 요소다. 정부는 어떤 의사든 집단행동은 불법이고, 정부의 복귀 명령을 거부하면 의료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총파업에 동참한 의료인이 정부의 업무복귀 명령에 불응할 경우 1년 이하의 자격정지,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사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또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은 모든 범죄에 대해 금고 이상의 형 선고받을 경우 최대 10년까지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의사들이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고 업무개시 명령을 불응하면 징역이 나올 수 있기에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의사 단체 등이 불법 집단 행동을 시행하면 의료법에 따라 단호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도 "국민의 생명이나 환자의 안전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않고, 의사들은 개원이든 봉직의든 집단행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의료계 집단행동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부터 매일 중수본 회의를 연다. 주요 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브리핑을 통해 정부 대응 방안을 국민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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