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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내부 정치 목적으로 공천하면 선거 망한다"

"권력 실세 불출마하겠다고 하면 말릴 것"
중진 희생론은 속도..與 "낙동강 벨트 탈환"

韓 "내부 정치 목적으로 공천하면 선거 망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7 [국회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자기가 신세 지거나 아는 사람에게 은혜를 갚는 식으로 끼워 넣는다거나, 이후 내부 정치나 자기 세력 확대를 목적으로 한 구도를 짜는 식의 사(私)가 들어갔을 때 선거가 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총선 공천 원칙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한 위원장은 깨끗한 공천, 당사자를 설득할 수 있는 공천, 이기는 공천을 기본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저는 그 공천을 하기에는 가장 적합하고 준비돼있는 대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비대위원장 취임과 동시에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을 내세워 낙하산이나 사천 공천은 없을 거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다만 한 위원장은 '권력의 실세, 의회의 기득권으로 대표되는 사람들이 공천에서 상당수 탈락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권력의 실세, 의회 권력 핵심이 이길 수 있고 우리 당 선거에 도움이 되는 분이라면, 그분들이 불출마하겠다고 하면 집에 가서 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기준은 명확하다.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후보가 이길 수 있는 지역에 나가 이기는 것"이라며 "몇 선 이상은 그만둬야 하고, 권력과 친하면 그만두고 하는 것은 이기는 논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이 무조건적인 중진 불출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것과는 별개로 당은 중진 희생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서병수 의원(5선·부산 진갑)은 이날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해달라는 당의 요청에 "힘겨운 도전이 되겠지만 당이 결정하면 존중하고 따르겠다"며 수락 의지를 밝혔다.

김태호 의원(3선·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도 오는 8일 양산을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은 이날 추가로 조해진 의원(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게도 김해 지역구 출마를 요청했고, 조 의원은 이른 시일 내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당이 중진들에게 지역구 변경을 권고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낙동강 벨트 탈환'이다. 경쟁력 있는 다선 의원들이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차지한 영남권 지역구에 도전해 선거에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상된 시나리오였던 중진 불출마나 수도권 험지 출마 대신 '준험지'로 분류되는 낙동강 벨트 출마를 비주류 중진들에 먼저 권하면서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당이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 위원장은 재차 '운동권 청산'과 '정치개혁'을 필두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토론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청산해야 할 과제는 검사독재"라고 주장한 데 대해 "검사독재가 있다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금 감옥에 있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그는 "유능하고 준비된 분들이 대한민국에 많이 계시는데 그분들이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것을 운동권 특권 세력이 막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그 부분이 청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꺼낸 정치개혁이 국민에 소구력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지금의 강한 진 영대결 양상 때문에 지금 각 당이 제시하는 정책들은 각 당의 지지율에 거의 대부분 수렴하고 있지만 국회의원 정수 축소, 세비 중위소득화 같은 국민의힘의 정치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의 지지율을 훨씬 넘는 압도적인 지지가 확인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비롯한 정치개혁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한 위원장은 "핵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대단히 매력적인 주장"이라면서도 "북한의 핵확산, 세계 전체로서의 핵 문제에 대한 기준과 다른 나라와의 공조·균형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