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이탈리아 몬테데이파스키 디시에나(MPS)가 7일(현지시간) 13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다. MPS는 유동성 위기 속에 2017년 국유화됐지만 순조로운 구조조정과 고금리 덕에 올해말 민영화 목표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AFP연합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인 이탈리아의 몬테데이파스키 디시에나(MPS)가 주주 배당을 다시 시작했다.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배당을 중단한지 13년 만이다.
MPS는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7년 국유화된 바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고금리 정책이 수세에 몰렸던 MPS에 사상최대 이윤을 안겨주면서 은행 정상화와 배당이 재개됐다. 연말 민영화 목표 달성도 순조로울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MPS는 7일(이하 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모두 3억1500만유로(약 4504억원)를 배당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배당 지급에 나섰다.
2022년 1억7800만유로 손실을 기록했던 MPS는 지난해 흑자로 돌아서 20억유로가 넘는 사상최대 흑자를 냈다.
MPS는 고금리 덕에 지난해 4분기에만 순익이 11억2000만유로를 기록했다. 로이키 로바글리오 최고경영자(CEO)가 제시한 전망치 11억유로와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로바글리오 CEO는 지난해 감원 등을 통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15% 줄이는 등 은행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써왔다.
대규모 흑자 전환의 가장 큰 배경은 고금리다.
고금리에 따른 예금이자-대출이자 차이(예대마진)가 은행 순익 증가 핵심 동력이다.
MPS는 ECB 금리인상 덕에 예대차익이 2022년 당시에 비해 49% 폭증한 23억유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송패소에 대비해 따로 떼어뒀던 돈이 순익으로 포함된 것도 컸다.
MPS가 시장 조작과 분식회계 소송에서 잇달아 승소하면서 패소에 대비해 쌓아뒀던 4억6600만유로가 회사 이익금으로 잡혔다.
1억8000만유로 가까운 손실을 냈던 2022년과 사정이 딴판이다.
당시 MPS는 밀라노에 본사를 둔 당시 파산한 유니크레딧을 인수하면서 필요 자본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바람에 심각한 손실을 기록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MPS가 정상궤도에 오르자 손을 떼고 있다.
지난해 11월 보유 지분 25%를 매각했다. 그래도 여전히 39%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다만 지분 매각을 통해 MPS 민영화의 길을 밟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2017년말 MPS 구제금융에 나서면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한 약속에 따라 올해말까지 MPS를 민영화해야 한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 아주라 구엘피는 "MPS가 정상화과정이라는 긴 여정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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