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가 더 깊이 박혀 식도에 구멍 만들 수 있어
따뜻한 물 마시며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유도를
사진=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평소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이 모이고 멀리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설 연휴. 이 시기는 응급실 내원 환자가 평소대비 2배 이상 급증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대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김건 교수는 교통사고, 화상, 장염 등 크로 작은 응급질환들이 느는 설 연휴를 맞아 자주 발생하는 응급 질환에 대한 잘못 알려진 정보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고 8일 조언했다.
화상은 대량의 음식을 요리하는 명절에 가장 많은 환자가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뜨거운 기름이나 물, 전기장판 등에 의해 발생한다. 예전에는 화상 자리에 소주를 부어 열을 내리고 소독을 하는 민간요법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소주 등 알코올을 부으면 환부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부종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 열기를 내리기 위해 얼음, 감자, 오이 등을 환부에 대는 경우도 많은데 이는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화상을 입은 즉시 흐르는 찬물로 환부를 씻어내고 15분 이상 찬물에 담가두는 것이 좋다"며 "물집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때 물집을 집에서 터뜨리면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 소독과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가운 물에 적신 깨끗한 수건이나 거즈 등으로 환부를 덮은 채 응급실로 오면 된다”고 덧붙였다.
명절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여러 가지 생선요리는 목에 가시가 걸리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가장 잘 알려진 응급처치법은 맨밥 한 숟가락을 삼기는 것이다. 이는 가시를 움직이게 하면서 오히려 가시가 더 깊이 박히게 하거나 식도에 구멍을 만들 수 있어 좋지 않다. 또 레몬이나 식초 등 산이 있는 음식을 먹어 가시를 부드럽게 하거나 녹이는 민간요법도 있다. 하지만 레몬이나 식초가 상처 입은 식도를 자극하면서 식도염 등이 유발될 수 있어 금물이다.
김 교수는 “깊이 박힌 가시가 아니라면 따뜻한 물을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유도해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렇게 해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깊이 박힌 상처는 응급실을 찾아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정에서 인위적으로 가시를 빼기 위해 일부러 구토를 하거나 소독되지 않은 핀셋, 손가락 등을 목 안쪽으로 집어넣는 것을 절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절 기간 친척집 등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평소와 다른 음식을 먹다보면 나도 모르던 알레르기가 발현되거나 알고 있던 알레르기 유발 음식도 실수로 먹게 될 수 있다. 갑작스러운 재채기, 가려움증과 두드러기, 호흡곤란, 구토,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면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피부를 긁거나 냉찜질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갑작스러운 알레르기에 마음이 급해져 타인의 알레르기 약을 빌려 먹는 등 의사, 약사와 상의되지 않은 약 복용도 피해야 한다.
김 교수는 “음식 알레르기는 해당 음식 섭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알레르기 정도가 심한 사람이라면 의사와 상의해 응급처치용 항히스타민제, 항염증제 등을 처방받고 항상 휴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발현된 알레르기이거나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빠르게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처치를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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