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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리, 백령도 산부인과 자원 근무 의사 격려..."따뜻한 선택에 감사"

산부인과의사 없던 백령도 임산부들
정기검진 받으러 왕복 10시간 뱃길이동
한 총리 "소아과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체계 강화"
해병대 남편 둔 임산부 "의사 부임 소식에 입도"

한총리, 백령도 산부인과 자원 근무 의사 격려..."따뜻한 선택에 감사"
국무총리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설 연휴를 앞둔 8일 백령도 근무를 자원한 산부인과 전문의 오혜숙 백령병원 산부인과 과장과의 영상통화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셨을 텐데, 백령도 근무를 자원해주신 따뜻한 선택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 과장의 근무지인 백령병원(인천시 옹진군 소재) 지난 2021년 4월부터 2023년 12월 초까지 2년 7개월여 동안 산부인과 의사가 없었다.

백령도 인구는 5000명 안팎으로 이 기간중 출산한 27명이다. 백령도 거주 임산부는 검진 한번 받을 때마다 뱃길로 왕복 10시간이 걸리는 인천 병원에 오가야 했다. 닥터헬기로 인천 대형병원에 응급이송된 산모도 한 명 있었다.

백령병원은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과거 이 섬에 근무했던 모든 공보의들에게 연락을 돌렸다. 그러다 서울 사당동에서 지난해 11월까지 동네 병원을 하다가 은퇴한 오 과장이 이 과정을 우연히 전해 듣고 아무 연고 없는 섬 근무를 자원했다.

이날 통화는 한 총리가 오 과장이 대한민국 국토의 서쪽 끝 새로운 일터에서 보내는 첫 명절을 축하하기 위해 걸었다.

한 총리는 “백령도는 우리 국토를 최전방에서 지키는 젊은 군인들이 많이 계신 곳”이라면서 “의사가 없어 애태운다는 기사가 여러번 나와 제가 그동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와주셔서 정말로 고마운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총리는 "오 과장님 같은 분이 계셔서 우리 사회가 유지되고 있다고 믿는다”며 “정부도 소아과, 산부인과 등 지역 필수 의료를 강화하고 보상체계의 공정성을 끌어올려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는데 전력을 다 쏟겠다"고 덧붙였다.

총리실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오 과장의 부임을 반기고 있다. 오 과장의 ‘1호 환자’인 임신 16주차 박별 산모(32)는 지난 2021년 남편인 김준 해병대 6여단 중사(32)가 포항에 복무할 때 아들을 낳았다.
둘째를 가진 박씨는 남편의 다음 임지인 백령도에 산부인과가 없다는 이야기에 입도를 고민하다가 오 과장 부임 소식을 듣고 지난해 말 백령도에 들어왔다.

박씨는 “큰 검사는 인천 큰 병원에 가서 받지만 주기적인 검사는 백령병원에서 받고 있다”면서 “며칠 전에도 병원에 들러 초음파로 아기 안전을 확인했다”고 했다. 박씨는 “가까운 곳에 경험이 풍부한 의사 선생님이 계신다는 생각에 더 이상 마음이 불안하지 않다”면서 “분만은 인천 병원에서 할 예정이지만, 위급 상황이 오면 의사 선생님이 받아주실 거라는 믿음이 있다”고 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