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제3지대, 총선 표심 다지기
서울역 간 한동훈, 악수 대신 편지
정치개혁·격차해소 등 재차 강조
용산역 찾은 이재명도 지지 호소
이준석·양향자는 SRT 수서역으로
여야는 8일 온 가족이 한 데 모여 총선 민심이 교차될 설 명절을 앞두고 '민심 끌어안기'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사진 가운데)이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열린 '사랑의 연탄 나눔행사'에서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뉴시스
여야 지도부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고향을 찾는 시민들을 만나 귀성길 인사에 나섰다. 22대 총선을 두달 여 앞둔 시점에 민족 대명절을 맞이한 만큼, 여야 모두 표심 다지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설 밥상머리 민심'이 선거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역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용산역을 찾았다. 통상 여야가 두 역사를 귀성길 인사 장소로 택하는 것은 각당의 지지층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서울역은 국민의힘 텃밭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PK)을 관통하는 경부선이 지나는 곳이고, 용산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광주·목포·여수 등으로 향하는 호남선이 출발하는 곳이다.
서울역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시민들에게 악수 대신 손글씨가 새겨진 편지를 건넸다. 편지에는 "동료시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겠다"며 "교통, 안전, 문화, 치안, 건강, 경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치개혁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시민들에게 건넨 편지의 뒷장에는 앞서 한 위원장이 공약으로 내건 불체포특권포기, 국회의원 정수 250명 축소 등 국회의원 특권 포기 시리즈를 명시했다. 최근 발표한 저출산 해소 공약의 개요 담았다.
국민의힘은 이날 깜짝 기부도 발표했다. 설을 맞아 당대표 이름으로 주던 선물 예산을 한 위원장의 결정에 따라 연탄 기부에 쓰기로 한 것이다. 한 위원장과 지도부는 귀성인사 이후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서 연탄 7만1000장을 기부하는 기증식을 연 뒤 이중 2000여장을 직접 배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바로세움, 함께 웃어요. 우리 설날'이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끈을 매고 용산역을 찾았다. 이 대표는 귀향객들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채상병 사건'의 특검법을 요구하는 해병대 시위대를 만나 발언을 듣고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현재는 잠시 어렵지만 내일은 오늘보다는 더 나을 것이라고 희망을 가지고, 정치권에서도 우리 국민께서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설 인사 영상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이 위기"라묘 "고물가·고금리로 먹고사는 것도 힘든데 혹시 전쟁이 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까지 하다. 민주주의·저출생 위기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코앞으로 다가온 이번 총선은 국민 삶과 국가 명운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제3지대 신당 인사들도 저마다 설 민심 잡기에 집중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양향자 원내대표는 서울 강남구 SRT수서역에서 귀성객을 만났다.
수서역은 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영·호남을 모두 관통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전국 민심을 두루 살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는 서울역에서 귀성길 인사를 했고,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전남 목포 동부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시민들의 민심을 청취했다. 통합 논의에 돌입한 이들 3개의 신당과 '민주당 탈당파' 원칙과상식은 9일 용산역에서 합동으로 귀성 인사에 나설 예정이다.
ming@fnnews.com 전민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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