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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은 잊어줘… 부진탈출 벼르는 녹십자·일동제약

녹십자, 혈액제제 美판매 초읽기
일동, R&D부문 분사 효과 기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GC녹십자와 일동제약이 올해는 과감한 경영 쇄신과 주요 사업 호조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녹십자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수혜가 사라지고 고수익 제품 매출 부진, 일동제약은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갈아치우는 등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속에서 큰 성과를 이뤘다.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보령, JW중외제약 등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하지만 녹십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줄어든 1조6266억원, 영업이익은 57.6%나 감소한 344억원이었다. 일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5995억원을 기록, 6000억원을 하회했고, 전년 대비 규모를 줄였지만 여전히 533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실적이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녹십자는 지난해 12월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혈액제제인 알리글로에 대한 기대감이 특히 높다. 알리글로는 국내 혈액제제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로 녹십자는 8년 동안 허가에 공을 들였고, 오는 2028년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헌터라제' 백신 매출도 바닥을 찍고 올해는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FDA의 품목허가를 받은 알리글로를 필두로 해서 독감백신, 헌터라제 등 주요 품목의 글로벌 시장 매출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4·4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76억원을 기록, 13분기 만에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다. 2020년 3·4분기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일동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오랜 기간 적자 행진을 이어갔는데, 흑자를 내며 전환점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일동제약은 일동제약이 100% 지분을 갖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R&D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시켰다. 유노비아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사성 질환 △퇴행성 질환 △간 질환 △위장관 질환 △안과 질환 등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기술수출, 투자유치,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벌이며 성장동력 역할을 할 예정이다.


특히 당뇨병과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최근 비만치료제는 제약바이오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R&D 부문의 분사로 일동제약이 의약품 등 주력사업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커질 것이고, 이는 실적 호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