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왼쪽)·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제1차 개혁신당 임시 지도부 회의'에서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제3지대 4개 정치세력이 합당을 선언해 '빅텐트'를 꾸린 지 이틀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정식 지도부 구성과 공천관리위원장 인선 문제 및 합당 대회 일정 등에 대해 논의 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4.2.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한병찬 기자 = 제3지대 4개 정치세력이 설 연휴 첫날 '깜짝 합당'을 선언했다. 예상보다 일찍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념·정책 방향이 이질적인 정치 세력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노년층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등 논쟁적 공약을 던진 만큼 정책적 측면에서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각 지지층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관건이다.
이준석의 개혁신당, 이낙연의 새로운미래, 금태섭의 새로운선택,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정당은 지난 9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신당 합당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가장 큰 난관은 지지 기반이 다른 세력과 합쳐진 데 대한 지지자들의 불만을 달래고 하나의 통합된 지지층을 형성하느냐다. 특히 지지자들은 젠더 문제를 놓고 충돌했던 이준석 공동대표와 류호정 전 의원의 결합을 선뜻 납득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준석 공동대표의 지지 기반인 2030 남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민주가 없는 민주당, 국민이 없는 국민의힘, 개혁이 없는 개혁신당" "당원을 배신했으면 안 됐다" "스스로 지지기반을 불태워버렸다" "이참에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다 합류시켜라"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대표는 내부 불만을 잠재우는 데 적잖은 애를 먹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이어 12일 M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는 "이번 통합은 (기존의) 개혁신당 중심 통합"이라고 규정했다. 정체성이 다른 세력과의 통합을 두고 반발이 커지자 주도권은 여전히 자신들 쪽에 있다며 지지층을 수습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서로 자기가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통합에 임하면 된다"며 "민주당이 화학적 결합이 돼 있나. 국민의힘이 화학적 결합이 돼 있나. 최대한의 공통점을 찾아가면서 선거라는 또는 양당 정치 폐해를 타파하겠다는 대의에 봉사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개혁신당은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놨는데, 이에 대한 다른 세력들의 동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4개 정치세력은 합당 전 정당의 헌법인 강령에 대한 합의는 했으나, 정책에 대해 따로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책 부분은 추후 관련 기구를 만들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통화에서 "정책을 낸 쪽에서 취지를 설명하고 존중하면서 토론해나가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개혁신당은 전날 각 진영 별 회의를 거쳐 김종민 의원, 금태섭 전 의원 등 최고위원 4명을 발표했다.
첫 최고위원회의는 13일 오전 9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다. 첫 회의인 만큼 총선까지 두 달 동안 나아가야 할 방향성 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전직 여야 대표가 힘을 합쳤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기존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를 지지자들 사이에선 더 불만이 많을 텐데 이를 달랠 수 있을지, 두 대표가 내놓는 정책들이 얼마나 국민들의 관심을 사로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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