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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대 증원이라는 입시 변수

[기자수첩] 의대 증원이라는 입시 변수
윤홍집 전국부
입시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의대 입학정원이 2000명이나 늘어나면서다. 의대 증원분 2000명은 서울대 자연계 전체 모집정원보다 많은 인원이다. 범위를 넓히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연계 모집인원의 41%에 달한다.

입시업계에선 '서·연·고보다 높은 대학이 하나 새로 생긴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최상위권에 생긴 변수는 '스노볼'이 되어 모든 등급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 거대한 눈덩이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당장 올해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이다. 내년 혹은 나중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는 4월 중·하순 대학별 의대 정원 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원을 배정받은 대학은 5월 말 모집요강을 발표한다. 어느 지역, 어느 대학의 정원이 늘어날지도 5월 말이 되어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로선 지역인재전형이 얼마나 확대될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2025학년도 입시에는 이미 '무전공 선발' 확대라는 변수가 있었다. 큰 틀이 발표된 건 지난달 30일로, 아직 보름밖에 되지 않았다.

무전공 선발은 학생들이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해 2학년 진급 시 진로를 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입학 후 인기 학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전공 학과의 합격선은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거듭되는 변수에 학부모의 시선은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내 자녀가 의대 진학권에 속하는지, 의대에 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입시업계는 예상보다 큰 호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둘러 의대 입시설명회를 열고 의대반의 정원을 확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수능 5개월 앞두고 이른바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정해졌다. 발표 이후 그해 수능 난이도가 어떻게 형성될지를 두고 수많은 의견이 엇갈렸다. 킬러문항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수능이 끝난 이후에도 한동안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결국 수능 변별력은 확보했으나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꼬리표가 남았다.

흔히 사교육을 조장하는 건 '불안감'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지난해 사교육 업체가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안감을 조장한 게 누구든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선 안정적 입시 토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변수가 불가피하다면 이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라도 마련해야 한다.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불필요한 혼란이 야기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banaffle@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