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에서 웨딩드레스를 검은색으로 선택하는 신부들이 늘고 있어 주목된다.
예비 신부의 로망으로 여겨지는 순백의 웨딩드레스 대신 장례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금기시되던 검정 드레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14일 요미우리신문의 온라인 사이트 오오테코마치에 따르면 최근 결혼식을 올린 여성은 매장의 샘플 사진을 보다 검은색 드레스에 한눈에 반했다. 검은색은 평소에도 즐겨 입는 데다, ‘당신 이외에는 물들지 않겠다’는 의미가 있어 좋았다.
피로연 영상을 SNS상에 공유하자 10만명 이상으로부터 ‘좋아요’ 반응이 돌아왔다. 댓글에는 “나도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싶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1만벌 이상의 드레스를 갖춘 결혼식 정보 사이트 민나노웨딩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조회수는 검정 드레스가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이 사이트는 2023년의 웨딩드레스 컬러를 ‘검정’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검정 드레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으로 우선은 한 번밖에 없는 결혼식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은 의지가 꼽힌다.
혼례 의상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신부에게 있어서 드레스는 특별한 날의 한 벌"이라며 "검은색은 의외성이 있어 매우 특별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결혼식 자체가 변화한 점도 지목됐다. 한 일본 웨딩 마케팅 담당자는 "코로나19 이후 스몰 웨딩이 유행하면서 사진만 촬영하는 포토 웨딩이 늘어났다"며 "이들은 SNS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웨딩케이크 커팅식을 없애고 좋아하는 케이크를 하객들이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식으로 변화를 주거나, 생화 대신 조화로 부케를 만들거나 결혼식장을 꾸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검정 웨딩드레스는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게시글은 소개했다. 일본에서 6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한 드레스 업체 대표는 "한국에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촬영을 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며 "한국풍으로 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이 많다"고 설명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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