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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면허 박탈하려면 해라"..유튜브에 '사직 영상' 올린 인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사직 의사
"집단의 밥그릇 지키기로 치부 말아달라"

"의사 면허 박탈하려면 해라"..유튜브에 '사직 영상' 올린 인턴
유튜브 '공공튜브_메디톡'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인턴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유튜브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혔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공공튜브_메디톡'에는 홍재우 대전성모병원 인턴이 촬영한 '결의'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홍 인턴은 영상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공식 입장이 아닌 한 개인의 입장이라고 강조하며 "개인적인 사유로 사직하고 쉬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전공의에 합격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인턴은 사직 이유에 대해 "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에 적개심과 분노가 가득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며 "그런 생각에 잠시 직을 내려놓으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사직이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홍 인턴은 "저는 의업을 행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한 환자의 보호자이기도 하다"라며 "그럼에도 이 일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기득권 집단의 욕심과 밥그릇 지키기로만 치부하지 말아달라"라고 말했다.

또 "해당 영상이 집단행동을 선동하는 것으로 보인다면 의사 면허를 박탈해도 좋다"라며 자신의 의사 면허증에 적힌 의사 면허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홍 인턴은 끝으로 "타교 출신임에도 믿고 뽑아주신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님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천천히 고민해 보겠다"라고 마무리했다.

홍 인턴은 이후 매체 '청년의사'와의 인터뷰에서 "다들 (집단행동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책임을 질 사람이나 불씨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이 상황이 길어지면 좋지 않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대전협은 지난 12일 진행된 온라인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의결하며 예고했던 집단행동은 보류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공의들이 '당장' 집단행동에 나서지 않을 뿐이지, 사실상 집단 휴진이나 사직 등을 위해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전공의들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의대 증원 반발 의사를 표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인턴들은 이달 말로 예정된 수련교육 종료 후 다음 단계인 레지던트 과정을 밟지 않고 병원을 떠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지던트 과정이 끝나 전임의 계약을 앞둔 전공의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인턴은 1년, 진료과목을 정한 레지던트는 3∼4년의 수련기간을 명시해 병원과 수련 계약을 맺고 있다.
각각의 수련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에 병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 식을 검토하는 셈이다.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전공의들 사이에 '재계약을 안 하고 좀 쉬는 것도 불법이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수련이 끝나는 이달 말 대거 이탈이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공의들은 1년 단위가 아니라 처음 시작할 때에 전체 수련기간에 대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며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향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이행되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런 일이 실제 벌어지지 않도록 저희가 계속 설득해서 함께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