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정부 대응전담팀 구성 후 집중단속
대형 게임 참가하는 '시드권' 거래 논란도
경찰 "시드권 발행 위법 여부 살피는 중"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술 마시며 포커 카드 게임을 즐기는 오락공간인 '홀덤펍'에서 불법 도박이 이루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시드권' 거래에도 불법성이 있는지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홀덤펍이 지급하는 '시드권'이란 상금 또는 경품이 걸린 포거 경기에 참가할 권한을 주는 티켓이다. 주로 홀덤펍에서 게임하는 사람들에게 이벤트로 지급한다. 대형 경기에 참전할 수 있는 시드권은 상금도 걸려있어 이용자들끼리 현금으로도 거래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홀덤펍이 시드권을 대량으로 풀어 현금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피고 있다.
현금 거래되는 '시드권'
1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홀덤펍 불법 대응전담팀'을 지난해 8월 구성한 뒤 집중 단속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경찰청·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홀덤펍에서 현금이 오가는 게임을 하거나, 이를 업주가 알고도 방치하는 것은 불법이다.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홀덤펍 집중 단속을 통해 1004명을 검거한 뒤 8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금 약 46억5000만원을 몰수·추징했다. 이전(지난해 1월~7월) 대비 검거 인원은 약 4.5배, 범죄수익금 몰수추징은 10배 이상 늘었다.
경찰은 홀덤펍 운영업체가 발행한 시드권도 불법성 여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시드권은 홀덤펍에서는 현금교환이 불가능하지만 개인간 거래를 통해 언제라도 현금화가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홀덤펍 내 불법 행위에 대한 엄단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다양한 형태의 시드권 거래 형태 가운데 어디까지가 위법인지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조만간 사감위 주재로 대응책 논의를 시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스포츠홀덤협회는 "시드권을 개인간 거래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업체가 임의로 시드권을 발행한 다음 직접 중고거래 사이트나 채팅방 등에서 대량으로 현금으로 판매한다면 문제 될 소지는 있다"고 봤다.
"미신고 홀덤펍도 2800개 추정"
홀덤펍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말 기준 일반·휴게음식점으로 영업 신고된 홀덤펍 업소는 1393개, 미신고 업소를 포함하면 28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의 한 홀덤펍에서 A씨는 판돈 6000여만원을 걸고 게임을 했다가 업주와 싸움이 붙어 적발됐다. 홀덤펍 업주 B씨가 환전을 거부하자 A씨가 협박해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불법 도박이 이뤄졌다고 보고 업주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한스포츠홀덤협회 관계자는 "홀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사행성 행위, 불법 환전 등을 금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홀덤펍 처벌을 강화하는 등 엄정 대응하고 있다. 카지노업 유사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형법상 도박죄·도박장소개설죄로만 처벌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보다 높은 수준이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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