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홍 격화 빅텐트 개혁신당, 출범 일주일 만에 '이대로 결별?'[2024 총선]

‘선거 정책 결정권 이준석에 위임’ 안건에 이낙연 등 반발
“합당 무효화 배제 안 해” 이낙연계 입장 발표에 주목

내홍 격화 빅텐트 개혁신당, 출범 일주일 만에 '이대로 결별?'[2024 총선]
이낙연(왼쪽)·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출범한 지 약 일주일 만에 제3지대 빅텐트인 통합 개혁신당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통합의 한 축인 이낙연계와 민주당 출신 그룹에서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갈수록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19일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오는 4월 총선 캠페인·정책 결정권을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위임하는 안건이 올라오자 이낙연계가 반대 의사를 표출하며 퇴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신속성과 혁신성을 담보하기 위해 총선 승리를 위한 선거 캠페인·정책 결정권을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위임,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정책위의장과 협의해 시행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에 대한 이낙연계(새로운미래) 반발이 거세다는 것이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 측의 일방통행식 의사일정 강행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회의 직후 김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것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지금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여기에 다 위임해 달라'고 국회를 해산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고강도 비판했다. 새로운미래는 별도 공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했다면, 이준석 공동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며 “이는 지난 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준석 공동대표는 합의하에 도입한 표결 제도를 정책 발표 등 교착을 막기 위해 활용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정체돼 있던 개혁 정책 발표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일 뿐, 누구를 배제한다든지 하는 의도는 전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이 사당화를 추진한다는 이낙연계 비판에도 “당내 5개 정파 중 4개 정파가 (의결에) 동의했다”며 “보통 사당화는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새로운미래(이낙연 공동대표·김 최고위원)를 제외한 기존 개혁신당(이준석 공동대표)과 원칙과상식(조응천 최고위원), 새로운선택(금태섭 최고위원), 한국의희망(양향자 원내대표) 등 나머지 정파는 모두 이번 의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진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일부 세력을 제외하고 합당을 추진할 가능성’을 일축하며 선을 그었지만, 이낙연계는 합당 무효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분위기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해 봐야 한다”며 “새로운미래 책임위원들, 주요 인사들과 상의해 결정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르면 오는 20일 새로운미래 측의 정리된 입장이 나올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통합 일주일 만에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제3지대 제 세력 통합 선언 이후 기존 개혁신당 지지층 반발과 계속되는 내홍으로 빅텐트가 초기부터 위기에 처한 형국이다. 앞서 이준석 공동대표와 젠더 갈등 측면에서 각을 세웠던 류호정 전 정의당 의원과 정치적 동지가 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당내 정서가 팽배하던 차에,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 입당 사실이 불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배 전 부대표·박경석 전장연 대표 부부는 전장연 지하철 시위 문제와 관련해 이준석 공동대표와 대립한 바 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