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 발표
전산업 업황BSI 68, 2020년 9월 이후 최저
살아난 반도체에도 내수 부진에 제조업 ‘휘청’
5개월 연속 하락한 건설업에 비제조업도 부진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에 가전제품, 자동차를 중심으로 부품 수요가 줄어드는 등 제조업 경기가 악화한 여파다. 비제조업도 건설업이 5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3년 4개월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지난달과 유사한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 호조에도 내수 부진에 제조업 ‘울상’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제공.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 업황실적BSI는 68로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 2020년 9월(64)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는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우선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70으로 전월에 비해 1p 하락했다. 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지난해 8월(67)부터 10월(69)까지 3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11월과 12월 모두 70을 기록한 뒤 올해 들어서도 1p 상승했으나 이달부터 다시 하락전환했다. 다음 달 전망지수는 75로 전월에 비해 4p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전제품,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전자부품 수요 감소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7p 하락했다. 또 의료·정밀기기도 13p 내렸다.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연초의 수주 감소 및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결과다. 석유정제·코크스도 이달 초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7p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2p, 중소기업은 1p, 내수기업은 3p 내렸다. 수출기업은 2p 상승했다.
제조업 매출BSI는 2p 증가한 80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내수판매(78)는 전월과 같았으나 수출(85)이 5p 증가한 결과다. 채산성BSI는 전월보다 2p 하락한 79로 나타났고 다음 달 전망(81)은 전월과 동일했다. 자금사정BSI는 전월보다 4p 상승한 79을 기록했고 다음 달 전망도 81로 전월에 비해 1p 하락했다.
다음 달인 3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전자·영상·통신장비(5p), 고무·플라스틱(14p) 등이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4p 상승한 75로 집계됐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내수기업, 수출기업이 모두 3p 상승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전자·영상·통신장비의 경우 반도체 수출이 최근에 좋았음에도 가전제품,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인쇄 회로 기판(PCB) 등의 수요가 내수 부진으로 감소하면서 큰 폭 하락했다”며 “그렇지만 가격 상승이나 수요 회복 기대감이 있어서 전망은 5p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부진 이어지는 건설업...“5개월 연속 하락세”
비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업황BSI) 추이. 한국은행 제공.
비제조업 업황실적BSI는 업종별로 상이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지난 2020년 9월(62)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전월과 동일한 67로 집계됐다. 시설관리 및 인력파견 등의 수요 증가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이 5p 상승하고 물동량 증가 및 해상운임 상승으로 운수창고업이 2p 상승했으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인한 자금조달금리 상승 및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건설업이 7p 하락한 결과다.
황 팀장은 “각 업종별로 지수를 산출한 뒤에 GDP에 기반한 가중치를 주는데, 제조업이 45%, 비제조업이 55% 수준”이라며 “비제조업 업황실적이 전월과 동일한 이유는 비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2%에 달하는 건설업이 7p 가량 내려간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은 지난해 9월(68)이후 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이달 51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비제조업 업황실적BSI 하락세를 견인하고 있다.
다음 달 비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운수창고업(11p), 도소매업(3p), 등이 상승하면서 전월대비 2p 상승한 70으로 조사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경영애로사항으로 내수부진의 비중이 가장 높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 및 인력난·인건비상승이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의 경우 내수부진 비중은 전월에 비해 1.1%p 상승했고 인력난·인건비상승이 0.1%p 증가했다. 비제조업은 내수부진 비중은 전월에 비해 0.7% 상승했고 인력난·인건비상승은 전월에 비해 1.1% 올랐다.
한편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심리지수를 합한 경제심리지수(ESI)는 1.8p 상승한 93.3로 집계돼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지난해 8월(94.4) 이후 최고치다. ESI 원계열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하여 산출하는 ESI 순환변동치는 93.4로 전월보다 0.1p 상승하며 지난 2022년 12월(93.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