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단체 행동에 나선 20일 동아대병원에서 방문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20일 오후 부산 서구 아미동에 위치한 부산대병원. 바쁘게 움직이는 병원 직원들과 본인의 차례를 기다리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평상시 대학병원의 모습이다.
하지만 겉보기와 다르게 이날 이 병원 전공의 224명 가운데 216명은 사직서를 내고 대부분 출근하지 않았다.
부산대병원은 언뜻 그 공백을 잘 채워나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부산 연산동에 거주하는 A씨(50대)는 이날 자녀의 퇴원 수속을 위해 노모와 함께 부산대병원을 방문했다.
고관절 수술을 위해 입원해 있던 A씨의 10대 자녀와 A씨는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A씨는 “일찌감치 입원해 있었지만 수술 일정이 조금씩 밀리더니 급기야 무기한 연기됐다. 간호사들로부터도 기본적인 설명만 들은 상태”라며 “고관절 수술은 본인 뼈를 이식하는 등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 원활한 사후 관리를 위해 동절기에 수술하려고 했으나 우선 퇴원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의료계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럴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일찍 왔을 것”이라며 “정부와 의료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에 피해는 시민들의 몫”이라고 하소연했다.
같은 날 오후 부산 서구 동대신동에 위치한 동아대병원은 내리는 비 속에 몰려드는 방문 차량으로 주차장이 붐볐다.
병원 내부의 접수처와 원무과 또한 많은 방문객들로 혼잡했다. 창구 접수 현황판을 바라보던 방문객들은 자신의 진료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고, 의료진에게 '오늘 진료 받을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이 병원 역시 이날 아침 기준 전체 전공의 144명 중 10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았다.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을 아직 체감하지 못한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날 영도에서 온 B씨(30대)는 “예약 후 병원을 방문했는데 진료에 별다른 차질은 없었다”면서 “(나같은) 일반 방문객은 불편함을 못 느꼈다”라고 답했다.
이에 동아대병원 관계자는 "오늘이 사직서 제출하고 난 첫날이라 병동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교수가 수술이나 진료를 볼 경우 응급실 환자 대응에 차질이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설명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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