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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미 핵심 정보·군사업체 부상

[파이낸셜뉴스]
스페이스X, 미 핵심 정보·군사업체 부상
일론 머스크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1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스페이스X가 미 국방·정보 부문 핵심 협력업체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UPI연합


일론 머스크의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미국 정보, 군사당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산하 비밀 부서인 스타실드(우주방패)를 통해 미 안보당국에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2021년 미 정부의 기밀업무 수행을 위한 18억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 프로젝트가 향후 수년간 매출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문서에는 그러나 이 프로젝트를 발주한 정부부처가 어느 곳인지는 담기지 않았다.

WSJ은 이 문서로 볼 때 현재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스페이스X와 국가안보기구 사이에 긴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는 이전부터 미 국방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왔다. 기밀로 분류된 위성, 군사위성들을 쏘아 올렸고, 최근에는 국방부에서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인터넷망을 공급하는 서비스가 이 안에 포함돼 있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스페이스X의 스타실드 부문은 정부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전직 공군 장성 등을 고용했다.

WSJ에 따르면 스타실드는 지난해 8월 국방부 파트너 10여곳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7000만달러짜리 계약을 따냈다. 이들 파트너는 거의 공개되지 않은 곳들이다.

스페이스X 사장 그윈 쇼트웰은 지난해 5월 스페이스X에 은밀한 구석이 많다는 점을 시인한 바 있다. 그는 "대중에 공표해도 되는지 확신이 안 설 때는 입을 다문다"면서 "다만 스페이스X와 정보기관 간에 매우 좋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밝힐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는 2022년 후반 자사 웹사이트에서 스타실드를 지구 궤도에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며, 센서나 기타 관측 수단들을 제공하는 위성업체로 소개한 바 있다.

스타실드는 구인 공고도 특이하다.

1급기밀 취급인가자이면서 동시에 국방부와 정보기관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뽑는다고 온라인 구인공고에서 밝혔다.

구인공고에 올라온 한 직급의 필수조건은 운송, 사이버보안 같은 전세계 또는 특수 기능과 관련한 군작전 경력자였다.

스페이스X는 초창기부터 미 정보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머스크가 2002년 회사를 설립한 직후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미 정보당국으로부터 위성 발사 계약을 따냈다.
이후 스페이스X는 정기적으로 미 군사·첩보 위성을 발사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1992년까지 부서 존재 자체가 기밀로 분류돼 있었던 비밀 정보부서인 국가인식국(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NRO)으로부터도 위성발사 계약을 따냈다.

워싱턴 덜레스국제공항 남쪽의 널찍한 사무단지에 자리잡은 NRO는 국방부, 중앙정보국(CIA) 등의 부서에서 파견된 직원들을 통해 인공위성에서 확보한 데이터로 안보기관, 또 연방정부 대민부서를 지원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