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 투자은행 HSBC가 21일(현지시간) 중국 경제둔화 충격으로 4분기 순익 80% 감소를 발표해 주가가 폭락했다. 사진은 2020년 8월 4일 HSBC의 홍콩 본부. 로이터연합
영국 투자은행 HSBC가 21일(이하 현지시간) 4년 만에 최대 주가 폭락세를 기록했다.
분기실적 발표에서 중국 5위 은행인 교통은행 지분 평가액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순익이 80% 급감했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HSBC의 교통은행 지분 평가액이 30억달러(약 4조원) 급감한 것이 충격이 컸다.
HSBC는 지난해 4분기 세전순익이 10억달러로 1년 전 50억달러에 비해 80% 급감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전체로는 세전순익이 고금리 덕에 78% 폭증한 300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렇지만 이 역시 시장 전망치 340억달러에는 못미치는 규모였다.
중국 교통은행 지분 대규모 평가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HSBC 주가는 8.4% 폭락해 2020년 4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노엘 퀸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교통은행 지분 평가액 감소가 순익 급감 주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HSBC는 영국계 투자은행이지만 아시아가 주된 사업무대다. 순익 대부분이 아시아에서 나온다.
이번에 순익 급감의 배경이 된 주가 폭락 당사자인 교통은행 지분을 19% 보유하고 있다.
그는 그러나 HSBC의 중국 관점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중국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퀸은 아울러 중국 경제가 올해 4.9% 성장할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확신 역시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문제
중국 주가 폭락에 따른 평가손실은 HSBC만의 문제는 아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HSBC 경쟁사인 스탠다드차타드(SC) 역시 중국보하이은행 지분으로 7억달러 평가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SC는 23일 실적을 발표한다.
HSBC는 아울러 중국 상업부동산 대출 손실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대출 부실화를 대비한 상각 규모가 10억달러로 늘었다.
지난해 10월 중국 부동산 부문이 바닥을 찍었다면서 앞으로는 나아질 일만 남았다고 밝혔던 퀸 CEO는 이날 이같은 전망을 재확인했다.
한편 HSBC가 교통은행 주식 평가손을 주된 이유로 꼽았지만 다른 곳에서도 손해를 많이 봤다.
아르헨티나의 극심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으로 5억파운드(약 8400억원) 손실을 냈고, 프랑스 소매 부문 매각으로 20억달러를 상각했다.
또 멕시코에서는 담보 없이 대출에 나섰다가 3억달러를 손실계상했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았다.
HSB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국은행(BOE)의 올해 금리인하 전망 속에 이자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비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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