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 검찰, 2022년에 체포한 日 야쿠자 두목에게 핵물질 밀매 혐의 추가
이란에 미얀마 반군의 핵물질 팔아 무기 구입할 계획
토륨, 우라늄 등 핵물질 판매 혐의. 종신형 처해질 수도
2021년 2월 3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창고에서 2명의 덴마크 잠복 경찰들이 촬영한 일본 야쿠자 두목 다케시 에비사와.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지난 2022년 마약 및 무기 밀매 혐의로 체포한 일본 범죄조직(야쿠자) 두목에게 핵물질 거래 혐의를 추가했다. 해당 야쿠자는 미얀마 반군이 보유한 핵물질을 이란에 팔아 그 돈으로 무기를 사서 반군에 넘길 계획이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 뉴욕주 연방 검찰은 21일(현지시간) 발표에서 60세의 일본인 남성 다케시 에비사와와 61세 태국인 솜폽 싱하시리를 핵물질 밀매 혐의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야쿠자 두목으로 알려진 에비사와는 지난 2022년 4월에 싱하시리 등과 미 뉴욕 맨해튼에서 체포되어 현재 뉴욕 브루클린에 수감 중이다. 미 당국은 최초 체포 당시 에비사와에게 마약 및 무기 밀매 혐의를 적용했다.
21일 공소장에 따르면 에비사와는 2020∼2022년 미얀마 반군을 위해 핵물질을 팔고, 그 돈으로 반군이 사용할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박격포, 저격소총, 로켓유탄발사기(RPG) 등의 무기를 대량 구매하려고 했다.
에비사와의 밀매 계획은 이란 장군을 위해 핵물질을 구매하려는 무기상으로 위장한 미 마약단속국(DEA) 잠복 수사팀에 발각됐다. 에비사와는 2020년 9월에 DEA 잠복 요원에게 e메일을 보내 우라늄과 토륨을 합해 50t에 달하는 핵물질을 685만달러(약 91억원)에 팔겠다고 제안했다. 에비사와와 공범들은 2022년 태국에서 DEA 요원과 접촉해 핵물질 표본을 보여줬다. 에비사와는 미얀마 반군이 '토륨-232' 2t 이상, 일명 '옐로 케이크'로 알려진 우라늄 가루인 'U308' 100kg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검찰은 “미국 수사 당국이 에비사와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해당 표본에서 우라늄과 무기 등급의 플루토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소를 담당한 미 뉴욕 검찰의 데미안 윌리엄스 검사는 “에비사와는 핵무기 개발에 사용된다고 알 수 있는 상황에서 태연히 핵물질을 밀매했다”고 지적했다.
매슈 올슨 미 법무부 국가안보 차관보는 "피고들은 미얀마의 무장 반군을 위해 무기급 핵물질과 치명적인 마약을 팔고 군사 무기를 구매하려고 모의한 혐의를 받는다"면서 "피고들이 성공했을 경우 어떤 결과가 일어났을지 상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해진다"고 밝혔다.
에비사와와 싱하시리는 핵물질 밀매 혐의와 관련해 22일 맨해튼 법정에 설 예정이다. CNBC는 혐의를 감안했을 때 두 피고인 모두 최대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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