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근로자와 비교하면 6.7배 높아
1인당 국민총소득 높은 독일·네덜란드도 한국 아래
지방 응급실은 연봉 4억까지 인상하기도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는 지난 23일 충북대병원 응급실에 진료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의사의 수를 늘려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두고 의료업계와 당국의 갈등이 극과 극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의사의 평균 연봉 수치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돼 이목이 쏠린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종합병원 봉직의(월급 의사)의 연간 평균 임금 소득은 우리 돈으로 약 2억6000만원이었다.
이는 19만5463달러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봉직의 평균 임금 소득 10만8482달러보다 8만6981달러 즉, 1억1600만원 정도 더 많았다.
한국 의사의 평균 연봉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평균치 대비로도 1.8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근 의료 대란과 맞물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높은 독일과 네덜란드보다 국내 의사의 연봉이 더 높았다. 독일 봉직의의 평균 임금 소득은 18만7703달러, 네덜란드는 19만956달러로 집계됐다.
의사의 평균 소득은 고소득 전문직으로 여겨지는 변호사, 회계사보다도 2배 이상 많았다. 임금 근로자와 비교하면 그 수치는 6.7배나 더 높았다.
직종별 평균 소득금액 현황에서 2021년 의사의 평균 소득은 2억69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억1500만원을 번 변호사보다 2.3배 높았다. 1억1800만원의 회계사와 비교해도 수치는 비슷했다.
지난 10년 새 의사의 소득은 무려 79% 이상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변호사의 소득은 24%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사와 변호사의 소득 수준이 벌어진 차이를 두고 "2012년 로스쿨이 도입되면서 변호사의 수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19년이나 유지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결국 최근 갑론을박이 펼쳐지는 의대 정원 확대가 향후 의사들의 소득 수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필수 의료 분야에서의 의사 수 부족 문제도 인건비 상승을 부추겼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서울 및 수도권보다 지방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 심각했다.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명으로 서울 의사의 인건비는 1112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6명에 불과한 전남 지역은 의사 인건비가 1683만원으로 더 높았다.
실제 지난해 속초의료원은 응급실 의사를 모집하면서 연봉을 4억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단양보건의료원도 3억 원대 연봉과 아파트를 제공하는 파격 조건에도 응급실 의사를 구하지 못해 연봉을 4억2000만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모집 선발 결과 필수 의료 분야지만 소위 비인기과로 분류되는 소아청소년과는 206명 모집에 54명이 뽑혀 확보율이 26.2%에 그쳤다고 밝혔다.
산부인과와 응급의학과도 각각 63.4%, 76.7%로 정원을 채우지도 못했다. 반면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는 100% 확보율을 기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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