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징계' 하나금융 함영주 회장 2심 선고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방향 경복궁 서쪽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영화공짜'라고 쓴 낙서가 적혀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번 주(2월26일~3월1일) 법원에서는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남성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린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2심 결론도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오는 26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설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연다.
설씨는 '1차 경복궁 낙서 테러' 직후인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10시20분께 경복궁 서문(영추문) 왼쪽 담벼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죄송합니다. 아니, 안 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글을 게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설씨는 범행 전날 10대 청소년들이 같은 장소에서 저지른 1차 낙서 범행을 언론 기사로 알게 된 뒤 자신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설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고법행정9-3부(조찬영·김무신·김승주 부장판사)는 오는 29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등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소송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2016년 하나은행은 미국·영국·독일 등의 채권금리와 연계한 DLF를 판매했다. DLF는 금리·환율·신용등급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펀드다. 그러나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락하며 해외 주요국들의 채권금리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DLS와 이에 투자한 DLF에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하나은행이 DLF를 불완전 판매한 것으로 보고 6개월 업무 일부 정지(사모펀드 신규 판매 업무) 제재와 과태료 167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또 당시 행장을 맡고 있던 함 부회장에게 관리·감독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인 문책 경고 처분을 내렸다. 문책 경고 이상 중징계를 받으면 연임과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함 회장 등은 이 같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 중 징계 효력을 임시로 중단하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징계 등 금융당국의 처분 취소를 판단하는 본안 소송 1심은 하나은행과 함 부회장 등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금융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하나은행과 함 회장 등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투자자 보호 의무를 도외시하고 기업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은 은행의 신뢰를 저버린 것으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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