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지연 문제와 사법부 독립, 사회적 약자 보호 등 주로 다뤄질 듯
신 후보자, 촉법소년 연령 하향 "부작용 발생할 수 있어"
엄 후보자, 사형제 폐지 "개인적으로 대체 수단 도입으로 폐지 고려할만"
27~28일 새 대법관 후보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엄상필(55·사법연수원 23기·왼쪽)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신숙희(54·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고법판사).
[파이낸셜뉴스] 신숙희(54·사법연수원 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엄상필(55·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새 대법관 자질 검증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7~28일 진행된다.
26일 국회와 대법원에 따르면 신숙희·엄상필 후보자는 올해 1월 퇴임한 안철상(중도)·민유숙(진보) 전 대법관 후임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뒤 임명동의 요청사유서를 국회로 보내면서 인사청문회가 열리게 됐다.
인사청문회는 27일 신 후보자, 28일 엄 후보자로 일정이 각각 잡혔다. 청문회는 사법부 최대 현안인 재판 지연 문제와 사법부 독립,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 등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후보자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 “청소년 범죄의 흉포화를 이유로 소년범을 일반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것을 확대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면답변으로 제출했다.
재판 지연 문제를 놓고는 “재판의 신속성과 충실성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법관 증원”이라고 피력했다.
엄 후보자는 청문회 자료에서 사형제 존폐 논란 등에 대해 “사형제 존폐는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대체 수단 도입과 함께 폐지를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 지연 문제의 해결 방안에 관해선 “근본적으로 재판의 충실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제고하려면 법관의 증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 특위가 이들에 대한 적격성을 심사한 뒤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이들 후보자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국회를 통과할 경우 진보 성향 대법관 1명이 줄어들면서 대법원 전원 합의체(대법원장+대법관 12명)의 ‘중도·보수’ 대 ‘진보’ 비율이 ‘7대 6’에서 ‘8대 5’로 바뀐다.
신 후보자는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사법연수원 교수, 수원고법 판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2019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당시 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책임이 크다며 국가의 손해배상 금액을 1심보다 6000여만원 많은 2억4000여만원으로 판결했다.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 법원 내 젠더법 연구회 회장 등도 지냈다. 대법원은 “법률 지식과 소통에 바탕을 둔 합리적 재판으로 신망이 크다”고 전했다.
엄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27년 동안 법관 생활을 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의 자녀 입시 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해박한 법률 지식과 출중한 재판 실무 능력을 갖춘 정통 법관”이라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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