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신사역에 있는 안내 표지판. 기후동행카드는 신분당선에서 사용할 수 없다./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27일 시범운행이 시작된 기후동행카드를 기자가 구매해 한달간 사용해봤다. 소비자 입장에선 한달 교통비가 절반으로 확 줄어 비용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여러 차례 이용하다 보니 보완할 부분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일부 구간 환승이나 하차시 역무원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특히 3호선을 타는 경우 같은 라인임에도 경기도 권역에서 하차할 때 "이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와 당혹스러운 상황도 발생했다.
신분당선, 하차 후 재탑승해야
지난달 25일 모바일 기후동행카드를 구매했다. 실물 카드가 필요 없어 휴대폰만 소지하고 있으면 서울 내에선 어디든 갈 수 있다. 번거로움도 있었다. 모바일 티머니 앱에 접속해 주로 이용하는 교통카드의 설정을 변경해야 한다. 기후동행카드가 선불식·후불식 티머니 교통카드와는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서울 내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불편없이 탈 수 있었다. 추가 요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경기도권으로 이동할 때 발생했다. 기후동행카드 사용 범위는 서울 시내 혹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대중교통으로 한정돼 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지 않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추가 요금이 들어간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도 환승하거나 하차할 때 예상치 못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지난 2일 기자는 경기도 판교에 가기 위해 3호선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했다. 신사역 3호선 승강장에서 신분당선으로 갈아탈 때 번거로웠다. 환승 게이트에선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불가능했다. 어떤 방법으로도 환승이 안 돼 역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역무원은 "3호선 개찰구 밖으로 나간 다음 다른 교통카드 등을 이용해 요금을 내야 한다"고 알려줬다. 사업자가 달라 환승은 안되고 '하차→교통카드 변경→재탑승' 순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 권역에서 탑승해 경기도 권역에서 하차할 경우에는 더욱 복잡했다.
기자는 3호선 '종로3가'역에서 탑승해 '대화'역에서 내렸다. 하지만 개찰구를 통한 하차 자체가 불가능했다. 같은 3호선이지만 '지축~대화' 구간은 기후동행카드가 통하지 않는 구간이다.
기후교통카드로 경기도 권역에서 하차가 안 된다. 따라서 역무원을 호출해 승차역부터 하차역까지의 교통비를 따로 지불해야 했다. 게다가 교통비를 지불하지 않으면 페널티도 있었다. 기후동행카드는 월 기준 하차 태그를 2회 이상 하지 않으면 24시간 동안 이용이 정지된다. 결국 이용이 가능한 역에서 하차한 이후 다시 개찰구 밖으로 나와 교통카드를 구매한 이후 승차해야 했다. 서울로 돌아올 때는 기후동행카드로 이용이 불가능해 처음부터 교통카드를 구매한 이후 집으로 복귀해야 했다.
비용 절감 효과는 '슈퍼 갑'
기후동행카드는 장단점이 확실하다. 우선 서울거주민 입장에서 비용 측면에서의 만족도는 대단히 높다.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하기 전까지는 1달에 12~14만원의 교통비를 지불했다. 반면 기후동행카드를 위해 6만5000원만을 지불하면 서울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고 해도 한달에 5~6만원의 교통비 절약효과가 있다. 1년에 약 70만원 안팎의 교통비 부담을 덜게 됐다. 더구나 지하철버스는 물론이고 서울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까지 무제한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었다.
신분당선 환승이나, 3호선 경기도 권역 하차시 불편함도 분명했다. 번거로움이 언제 개선될지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기후동행카드를 다시 구매하기로 했다. 교통비 절약이라는 확실한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됐다는 점도 강점이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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