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윤·대통령실 출신' 단수공천 두고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 "친윤공천 계속"
한동훈 "제가 책임질 것"... 장동혁 "경쟁력 있어" 진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택배' 현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비교적 잡음없는 공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감동없는, 결국 친윤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천 최대 뇌관이라 평가받는 강남3구와 TK(대구·경북) 등 여권 텃밭을 공석으로 남겨둔 채, 친윤계 의원들과 대통령실 및 내각 출신들이 단수공천을 받거나 경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점하면서 당 안팎의 비판론이 제기되는 것이다. 하지만 공관위는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공천"이라고 일축했다.
27일 여권에 따르면, 공관위는 '윤핵관'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윤한홍·권선동·박대출·강민국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과 경북 경산의 조지연·경기 용인갑의 이원모·부산 해운대갑의 주진우 비서관 등 대통령실 출신들이 여당세가 강한 지역의 단수공천을 받거나 우선공천을 받았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선 "결국 친윤계와 내각 출신들이 텃밭으로 갔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정면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4년 전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지역에서 충분히 설득할만한 능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현역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가 거의 없는 '무감동 공천'이란 지적에 현역 의원들의 경쟁력을 앞세워 이를 일축한 것이다.
이어 "대한민국 공천에 있어서 감동적인 공천이라는 것은 조용하고 승복하는 공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공천에 대해 제가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공천할 권한이 저한테 있고 그 책임도 제가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관위도 진화에 나섰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다른 후보들과 경쟁에서 살아 돌아오신 분들은 그만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비판을 피하고자 가깝다는 이유로 특정 후보에 대한 불필요한 경선을 붙이는 것도 바람직한 공천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관위 한 관계자도 "시스템에 의한 공정한 공천을 했다"며 "공천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여전히 친윤계 약진 공천과 공천작업이 진행중인 서울 강남3구와 텃밭인 TK(대구·경북) 공천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당내 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방탄 공천으로 시끄러운데, 우리 당도 결국 방탄 공천"이라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방탄 공천이 시기를 미룬 것일 뿐,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처음에는 친윤 공천이 아닌 척 포장하고 뒤로 미뤄왔다"며 "후반부로 오면서 친윤 공천 색깔이 강해진 모양새다. 본래하려고 했던 것을 안할 수 없으니, 후반부로 오면서 불가피하게 이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은 강남3구와 TK 공천일정과 관련, "일종의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민감한 지역은 공천을 최대한 미룬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뒤로 미루고 불출마 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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