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대자보 내걸린 원광대병원
전국 첫 의대생 전원 휴학 겪기도
【파이낸셜뉴스 익산=강인 기자】 전국 최초로 의대생 전원 휴학 해프닝과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등으로 대혼선을 빚은 원광대병원에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의료대란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지만, 병원 내 찬반이 엇갈리면서 내부갈등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찾은 원광대병원에는 의사 파업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큼지막하게 수일째 제거되지 않은 채 내걸렸다. 병원 내부 보건의료노조 게시판에 내걸린 대자보는 의사 집단행동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기 위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중단 사태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이 내걸렸다. 원광대병원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어서 의료계 내부에서도 갈등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진료를 중단한다고 한다. 예약된 수술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입원날짜가 미뤄지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면서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기 위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중단은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비윤리적 행위이자 반의료 행위로서 의사 윤리강령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주장이 담겼다. 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집단행동에 나선 의사들을 비판한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돈보다 생명을' 실현하기 위해 언제나 국민 편에서 국민건강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의료공백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원광대병원을 찾았다. 점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의료사태 혼란 속에서도 이날 원광대병원에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오갔다. 병원 입구에 들어서며 저마다 자신이 가야 할 진료실과 병동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본관 접수처와 원무과 앞에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방문객이 가득했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은 없었다. 가장 많이 우려되는 응급실도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응급이송 차량이 환자를 태우고 드나들 때 급박한 장면이 보이기도 했지만 일반적인 응급실 모습이었다. 의사가 없어 발을 동동거리는 긴박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병원 내부에서도 일부 진료나 수술이 미뤄지는 차질이 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직은 의료현장에 남아 환자를 돌보는 전공의가 다수 있었다. 강대강으로 맞서는 상황과 달리 병원 인근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이나 시위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원광대병원은 전공의 집단행동 시작과 동시에 전북에서 가장 먼저 사직 행렬에 동참하면서 대혼란이 예상됐지만, 큰 차질은 생기지 않았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