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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거구 합의 난항… 쌍특검법 재표결도 무산

與, 부산 지역구 조정 거부
29일도 여야 협상 결렬땐
'선관위 원안'으로 치를 듯

여야 선거구 합의 난항… 쌍특검법 재표결도 무산
런닝머신하는 이재명, 화면엔 임종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은평구 한 헬스장에서 직장인 정책간담회 전 런닝머신을 하고 있다. 런닝머신 화면에 같은 시간 국회 소통관에서 공천 관련 기자회견 중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선거구 획정안 협상에 여전히 난항을 겪으면서 29일 선거구 획정안 처리는 물론 쌍특검법 재표결도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자신들이 제안한 새로운 선거구 획정안을 국민의힘이 수용하지 않자 29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법안) 재표결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민주당은 당초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획정 원안대로 처리하겠다고 국민의힘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전날(27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원안 처리에 대한 당내 불만이 쏟아지면서 새로운 협상안을 들고 온 것이다.

민주당이 제시한 새로운 안은 부산 지역구에 대한 조정이다. 부산 남구를 현행처럼 갑을로 나눠 2석을 만들고, 부산 북·강서 갑과 을도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안이다. 선관위가 제시한 원안은 부산 남구갑·을을 남구로 합쳐 1석을 줄이고 북·강서는 3석으로 나누는 안이다.

민주당은 앞서 여야가 협의를 마친 특례 선거구 4곳에 더해 이와 같이 부산 지역구도 조정하자는 입장이다. 협의된 특례 선거구 안은 △서울 종로구, 중성동갑 유지 △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을, 속초 인제고성양양 유지 △경기 양주동두천양천갑·을, 포천가평으로 정리 △전남 순천광양구성구례갑·을로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4곳 외 다른 지역구는 조정하지 않고 전북 1석 보존을 위해 비례 1석을 줄이자는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선관위 획정안에서 부산 지역구는 유지되는 반면 전북에선 1석이 줄어드는 것에 반발해왔다. 그러면서 전북 대신 부산 1석을 줄이는 안을 국민의힘이 수용하지 않으면 4곳에 대한 합의를 무산시키고 선관위 원안대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특례 선거구 4곳에 대한 합의를 민주당이 한 차례 뒤집은 데 이어 쌍특검 재표결까지 선거구 획정안 협상과 연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부산 지역구 조정을 요구한 것은 부산 남구을의 박재호 민주당 의원과 북·강서갑의 전재수 민주당 의원을 살리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선관위 원안대로 하면 강원도와 경기도 일부 지역에서 거대 선거구가 생겨 지역 주민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간다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 역시 선거구 획정을 표 계산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맞섰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영배 의원은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강원도 거대 공룡 선거구는 선관위 획정안이 잘못됐고,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선 선관위가 합리적으로 했다는 것은 한동훈식 이중 잣대"라고 말했다.

선거구 획정안 협상 결렬로 인해 쌍특검 재표결이 미뤄지면 국민의힘 내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 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와중에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반발 차원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에서 공천 잡음이 심한 만큼 오히려 민주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거라는 관측도 나왔다. 민주당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재표결을 미룬 것으로 해석된다.


여야는 애초 4.10 총선 전 사실상 마지막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29일 선거구 획정안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각자의 정치적 계산으로 이날까지도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야가 29일에도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선관위 획정안으로 총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