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1일(현지시간) 마감가 기준으로 마침내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는 미국 기업 사상 3번째로 시총 2조달러를 기록한 업체로 1조달러에서 2조달러로 증가하는데 역대 최단 기간인 180거래일 밖에 안걸렸다. EPA연합
엔비디아가 1일(이하 현지시간) 마침내 시가총액 2조달러를 돌파했다. 마감가 기준으로는 처음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31.67달러(4.00%) 급등한 822.79달러로 마감했고, 이에따라 시가총액도 2조달러를 넘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비디아 시총은 이날 약 2조600억달러를 기록했다. 마감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시총이 2조달러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3일 장중 시총 2조달러를 돌파했지만 마감가로는 2조달러를 넘지 못했다.
세번째 시총 2조달러 기업
엔비디아는 이로써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미국 기업으로는 세번째로 마감가 기준 시가총액 2조달러를 뚫었다.
미국 기업이 아닌 기업으로 시총 2조달러가 넘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가 유일하다. 사우디아람코 시총은 2조460억달러 수준이다.
엔비디아는 아울러 시총 1조달러에서 2조달러로 도약하는데 최단 시일이 걸린 기업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거래일 기준으로 단 180일만에 위업을 달성했다.
애플은 3배 가까운 516일, MS는 3배가 넘는 542일이 걸렸다.
인공지능(AI) 돌풍 속에 지난해 238.9% 폭등한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서도 66% 폭등하며 주가가 폭등했다.
AI 붐 최대 수혜주
엔비디아 주가 폭등의 배경은 바로 AI이다.
생성형 AI에는 전통적인 중앙처리장치(CPU)대신 그래픽반도체(GPU)가 들어간다. 병렬식 연산을 하는 GPU가 CPU에 비해 컴퓨터 연산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21일 공개한 분기실적은 압도적이었다.
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65%, 순익은 769%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투자자들의 눈 높이가 많이 높아졌지만 엔비디아는 이렇게 높아진 눈 높이도 뛰어넘을 정도의 압도적인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더 뛰었다.
액면분할 기대감도 고조
엔비디아는 주가 폭등 속에 이제 또 한 번 액면분할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올해 액면분할에 나설 가장 유력한 종목인 엔비디아는 지금껏 모두 5차례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2000년 6월 27일을 시작으로 2001년 9월 12일, 2006년 4월 7일 각각 1주를 2주로 쪼개는 2대1 액면분할을 했다.
2007년 9월 11일에는 조금 특이하게 2주를 3주로 나누는 3대2 액면분할이 단행됐다.
마지막은 2021년 7월 20일이었다. 팬데믹 이후 뉴욕증시 급등세 속에 엔비디아는 1주를 4주로 쪼개는 4대1 액면분할을 시행했다.
액면분할은 말 그대로 기존 주식을 쪼개 주식 수를 늘리는 것으로 주식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4대1 액면분할은 피자 한 판을 통째로 먹느냐, 4개로 쪼개 먹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상당한 호재로 통한다.
액면분할을 단행하면 크게 높아진 주가가 낮아져 비싼 주가로 인해 선뜻 투자하지 못하던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해준다.
투자저변 확대로 주식 수요를 늘릴 수 있다.
게다가 액면분할은 주가가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회사가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어서 투자자들의 낙관전망도 부추기는 효과가 있다.
주요 기업의 경우 액면분할 뒤에는 주가가 뛰면서 결국 분할전 주가 수준까지 도달하기도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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