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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반도체 수출… 對中 무역수지 17개월 만에 흑자 [수출 훈풍, 내수 냉기]

수출 5개월 연속 플러스 순항
2월 4.8% 증가한 524억달러
수입은 13% 줄어 481억달러
무역수지 9개월 연속 흑자행진
對美수출 98억달러… 中 추월

살아난 반도체 수출… 對中 무역수지 17개월 만에 흑자 [수출 훈풍, 내수 냉기]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인 무역이 오랜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 순항하고 있다. 2월 전체 수출은 작년 10월 이후 5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고, 무역수지(수출-수입)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흑자 행진 중이다. 2월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66.7% 증가했고, 대중 수출은 적자 터널을 벗어나 1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월 수출입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24억1000만달러(약 70조원)로 1년 전보다 4.8% 증가했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 플러스로 돌아선 뒤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13.1% 감소한 481억1000만달러(약 64조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42억9000만달러(약 5조7357억원)로,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역별로는 주요 9대 수출시장 중 5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의 경우 춘제(설) 영향으로 전년동월 대비 2.4% 감소했지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4.8%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로 인해 대중 무역수지는 2억4000만달러로 2022년 9월 이후 17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대중 반도체 수출이 지난 1월 44%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 1~25일에도 26.7%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IT 전방산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로 대미 수출은 월 기준 역대 최대인 98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대중 수출액(97억달러)을 넘어섰다. 미국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20년6개월 만에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이었다.

이 밖에 일본 1.0%, 아세안(ASEAN) 1.4% 등도 5개월, 중남미(25.1%)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중동·독립국가연합(CIS)은 21.4%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등 무역의존도가 큰 통상국가보다 높은 경제성장률로 지난해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상승) 성장을 이끌었다"며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 위기를 조기에 극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월 무역수지에서 반도체와 중국 수출이 늘어나긴 했지만 개선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의견이 많다. 대중 무역수지는 흑자로 돌아섰지만 춘제 영향에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어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을 뛰어넘는 최대 수출국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 내 전기차 수요둔화로 자동차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 역시 고부가가치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하면 PC·스마트폰 등 다른 전자제품의 수출 증가세는 미미하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