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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거세지는 주주제안..벚꽃주총 향방은

금호석화·다올證·고려아연·KT&G·한미사이언스·태광산업 사정권


[fn마켓워치]거세지는 주주제안..벚꽃주총 향방은

[파이낸셜뉴스] 벚꽃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이 거세지고 있다. 행동주의펀드는 물론 친인척간 경영권을 둘러싸고 표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을 대상으로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제안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 박철완 전 상무와 손잡은 후 행보다.

김형균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본부장은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간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게 이사회 10석 중 견제할 수 있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인을 주주제안한다"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의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회장은 이날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위임 요청에 나섰다. 이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와 고통을 분담하는 내용을 주주제안으로 상정했다. 최대주주와 2대주주는 순자본비율이 450%, 영업순수익 점유율이 1% 및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 이상이 될때까지 배당을 받지 않는 것이 골자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충도 제시했다. 의결권 위임을 받기 위해 비사이드 다올투자증권 라운지라는 사이트도 만들어 소액주주를 독려 중이다.

김 회장은 “지속적인 실적악화에도 경영진은 리스크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지 않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직원과 주주들이 분담하고 있다”며 “지배주주와 일반 주주들 사이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고 현재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이번 주주제안을 하게 됐다"며 말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주인수권 제3자 배정 대상을 외국 합작법인에만 허용하는 기존 정관을 변경, 국내 법인에도 유상증자를 허용했다. 고려아연의 단일 최대주주인 영풍은 최근 고려아연이 상정한 주총 안건이 “주주 권리를 침해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는 고려아연을, 행동주의펀드 KCGI는 영풍의 편을 든 상황이다.

KT&G(케이티엔지)는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과 사외이사인 임민규 이사회 의장을 이사로 선임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6년 만에 사외이사 후보인 손동환씨를 제안했다. 행동주의 펀드인 플래시라이트캐피탈매니지먼트(FCP)는 이상현 대표 본인을 KT&G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롯데알미늄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주주 제안을 해왔다. 신 전 부회장은 1월 25일 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포함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해달라는 주주 제안을 롯데알미늄에 제출했다.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2월 8일 경영에 나서겠다며 자신을 포함한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고 제안했다. 이들은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 통합을 반대하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지난 십수년간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으면서 개인 사업에만 몰두해 왔던 임종윤 사장이 갑작스럽게 ‘한미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회사를 공격하고 있어 매우 의아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R&D 중심 신약개발 기업’이라는 경영철학과 한미의 DNA를 지키고, 한국 시장을 넘어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고자 한다”며 “법률과 절차에 따라 OCI그룹과의 통합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월 16일 태광산업에 대해 "제안된 후보자들이 이사회에 참가해 회사의 영업 상황 개선 및 이사회 중심 경영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주주 제안 내용을 공시했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4월 1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소송 등의 제기·신청(경영권 분쟁 소송)' 공시는 모두 18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48건이었던 전년 동기(2022년 4월 1일∼2023년 2월 14일) 대비 21.62% 늘어났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기업의 경우 주주가 주총에서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해당 공시를 일종의 '주주 제안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의 설명이다.

아주기업경영연구소는 "공시가 증가한 만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주주 제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