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사태 후 응급실서 민간인 123명 성공적 수술·진료
군 분야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료진들 24시간 자리 지켜
군 의료진 "부담 늘지만 국민들께 최선의 의료 지원으로 보답.."
"대퇴골 팔꿈치 골절상, 발목 절단될 뻔한 환자도 수술로 호전"
"고관절 골절상 입은 80대 등 어려운 고난도 수술 성공적 진행"
[파이낸셜뉴스]
2월 20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민간인 환자를 옮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병원에선 민간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한 환자의 고난도 긴급 수술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최근 민간인 환자들의 군병원 응급실 이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방부는 4일 지난달 20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전국 12곳의 군 병원 응급실을 이용한 민간인 환자는 총 123명이라고 밝혔다.
■군 병원, 분야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료진들 24시간 자리 지켜
이날 국방부는 군 병원을 찾은 민간 환자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진료 공백으로 강제 퇴원·진료 거절·수술 지연 등의 영향도 있지만, 군 병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과거보다 높아진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우리 군 의료진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어려워하는 위중한 환자들을 주저 없이 받아들이고, 외상 및 마취 군의관과 간호사 등 모든 역량을 환자에게 집중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있다"며 "이후 중환자실을 거쳐 입원병동에 이르기까지 매 상황마다 환자 처치에 몰입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병원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민간 종합병원에서 수련을 마친 장기군의관을 비롯해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전문 민간 의료인들과 단기 군의관들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민간병원에서 실습교육을 받은 간호장교 등 분야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료진들이 24시간 장병 진료와 민간인 환자 진료를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이 가시화하며 정부가 군병원 12곳 응급실을 민간인에게 개방한 2월 20일 오후 의료진들이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민간인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관절 골절상을 입은 80대 등 어려운 고난도 수술 성공적 진행
군 병원은 민간 병원에서도 어려운 수술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고관절 골절상을 입은 80대 남성과, 대퇴골과 팔꿈치 골절상을 입은 70대 여성, 기흉 증상의 10대 남성, 좌측 발 골수염 60대 남성 등이 고난도를 요하는 성공적 수술 및 진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50대 남성 A씨는 근무 중 낙상사고 과정에서 날카롭고 무거운 자재가 함께 떨어져 양쪽 발목이 거의 절단된 상태로 이송 도중 두 곳의 종합병원에서 환자 상태와 의료진 부족 등으로 수술이 제한돼 결국 국군수도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는 A씨의 상황을 접수하자마자 신속한 응급수술을 위한 준비와 마취, 외상 등 관련 분야의 전문 의료진을 투입할 준비를 마쳤다. A씨는 한쪽 다리에 2명씩 4명의 군의관이 10시간 이상에 걸쳐 수술을 진행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A씨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발가락이 움직이는 등 호전된 상태에서 집중관리를 받고 있다.
20대 남성 B씨는 양측 하악골 골절로 5개 민간 병원에 문의했으나 수술을 받지 못했고 군 병원으로 후송됐다. 여러 민간 병원 의료진들도 B씨의 수술을 어려워했으나, 구강악안면외과 등 관련 전문과의 군 병원 의료진들이 성공적으로 수술했다. 그 결과 입원 당시 마비 소견까지 보였던 B씨의 하악 신경이 되살아났다.
해군포항병원 의료진들이 20일 오후 민간인 진료에 대비해 의료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군 의료진 "부담 늘지만 국민들께 최선의 의료 지원으로 보답..."
군 병원의 한 의료진은 "민간 환자들이 군 병원을 찾으면서 군 의료진도 부담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군 응급실로 내원하는 대다수의 민간 환자는 빠른 치료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군을 믿고 와주신 분들로, 국민들께 최상의 의료 지원으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군 병원 의료진들은 고난도의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분야별 팀원들이 평소 잘 훈련된 조직적인 팀워크를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는 열정과 사명으로 집중력을 발휘해, 국민을 위한다는 군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군 병원 의료진들은 민간인 환자를 위해 밤늦게까지 장시간 수술에 참여하고도 다음 날 아침에 또 어려움에 처한 환자를 위해 수술실에 들어가기를 주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우리 군은 군 장병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의료지원태세를 더욱 확립할 것"이라며 "민간 응급환자 진료 등 국민이 안심하고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19일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소생실을 방문해 의료 장비를 확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4.2.19/뉴스1 /사진=뉴스1
국방부는 지난 20일부터 12개 군 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했다. 군 병원에선 민간인의 원활한 출입을 위해 차에서 내리지 않고 신분증을 확인하는 등 출입절차를 간소화했다.
또 안내 요원과 원무인력을 보강했으며, 접수∙ 의무기록 발급을 위한 전산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지역 민간 병원, 소방과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 등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응급실 개방한 군 병원은 국군의무사령부 예하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수도병원, 국군대전병원, 국군강릉병원, 국군춘천병원, 국군홍천병원, 국군고양병원, 국군양주병원, 국군포천병원과 해군 예하인 경남 창원시 해군해양의료원, 해군포항병원과 공군 예하인 충북 청주시 공군항공우주의료원 등이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3일 국군서울지구병원을 방문해 이석재 병원장(대령·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으로부터 민간인 환자 의료지원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제공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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