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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생산 석달째 증가했지만 불안한 경기흐름…소비·건설투자 회복 '저조' (종합)

1월 생산 석달째 증가했지만 불안한 경기흐름…소비·건설투자 회복 '저조' (종합)
자료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새해 첫달인 지난 1월 산업 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산업 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한 것은 2년만이다. 수출이 2월까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저조했던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로 0.8% 증가했다. 하지만 설비투자는 5.6% 주저앉은데다, 건설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해 건설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내수 회복 신호가 여전히 미약해 1월 산업활동 지표가 '일시적 개선' 그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년 만에 전산업 생산 석달 연속 증가
4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8(2020=100)으로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 0.3% 증가로 반등한 이후 12월(0.4%)과 올해 1월(0.4%)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부문별로 보면 건설업 생산이 12.4% 늘어 작년 9월(0.4%) 이후 넉 달 만에 반등했다. 아파트·공장 건축 등에서의 실적 호조로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반면 제조업(-1.4%)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1.3%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생산이 8.6% 줄었다. 작년 10월(-10.5%) 이후 석 달 만에 감소했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D램과 시스템반도체 생산이 줄었고, 기계장비에서는 금형, 웨이퍼가공장비 등의 생산이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생산 감소에 대해 "지난해 11월~12월이 워낙 높아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통신·방송장비는 갤럭시 S24 출시 등에 힘입어 생산이 46.8% 급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1% 늘었다. 도소매(-1.0%)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정보통신(4.9%), 부동산(2.6%) 등에서 생산이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4.5(2020=100)로, 지난해 12월보다 0.8% 상승했다. 작년 11월(-0.1%) 이후 12월(0.6%)부터 이어진 2개월 연속 증가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4%)와 항공기 등 운송장비(-12.4%)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7로 전월보다 0.1p 상승해 석달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3으로 전월과 같았다.

소비 개선 신호에도…"좀 더 봐야"
올해 첫 월간 산업활동은 지표로 봤을 땐 경기흐름에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민간 소비 둔화와 건설투자 부진 가시화는 이어지고 있다"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경기 흐름에 관한) 큰 그림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내수가 미약한 흐름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산업활동 지출 측면에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늘었다. 이같은 증가를 견인한 것은 면세점 화장품 판매, 설 성수품 구매 확대, 겨울방학 여행 수요 확대 등에 따른 비내구재 부문의 2.3% 증가였다. 의복 등 준내구재와 승용차 등 내구재는 각각 1.4%, 1.0% 감소했다. 저조했던 소비 회복으로 보기에는 지표상 한계가 뚜렷해 '1월에 한정된 일시적 효과'로 지칭할 만하다.

내수에 직간접 영향을 미치는 투자 부문의 개선된 지표 또한 일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앞으로 흐름이 약화될수 있는 지표들이 포함돼 있어서다. 우선 설비투자는 5.6% 감소했다. 항공기 등 운송장비에서 12.4% 감소했고 기계류도 3.3% 줄었다. 법인차전용 '연두색' 번호판 제도 도입, 보잉사 '동체 구멍 사고' 등으로 항공기 도입이 지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건설수주(경상)는 53.6% 감소했다. 2010년 10월 -58.9% 이후 13년 3개월만에 최대폭 감소다. 주택 등 건축(-47.7%), 기계설치 등 토목(-60%)에서 모두 줄었다.
통상 건설수주는 4∼6분기 후 건설기성으로 나타난다. 향후 건설 경기가 급랭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조일 수 있다.

김귀범 과장은 "1월 일시적 요인 등의 영향을 감안, 향후 (경기흐름의)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김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