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등 수출·해외공장 확대
中제조업 세계 비중 31%로 뛰어
지난해 12월7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 항구에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자동차들이 세워져있다. AFP연합뉴스
제2의 차이나 쇼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차 차이나 쇼크가 저가를 무기로 한 중국산 제품으로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고부가 가치 제품이 세계 시장으로 나오면서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중국 정부가 부진한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출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中, 이번에는 고부가가치 제품 공세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주요국들이 자국 제조업을 지키기 위해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이번에는 자동차와 반도체, 소비가전 같은 고부가 가치 제품을 내세우는 등 과거와는 다른 '차이나 쇼크'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제1차 차이나쇼크는 1990년대 중국의 개혁과 개방과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으로 발생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 제품이 전 세계에서 판매되면서 글로벌 기업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1999~2011년 가격이 싼 중국산 제품으로 인해 미국에서만 가구와 완구, 의류를 비롯한 산업의 종사자 약 20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016년 논문에서 '차이나쇼크'를 언급했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 교수 데이비드 오터는 이번 충격은 이전과 같지는 않겠지만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을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우려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은 보조금 지급에 힘입어 국내에서 팔리지 않는 제품들을 해외시장으로 보내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00년대초 10%를 밑돌던 중국 제조업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에는 31%로 증가했다.
일부 중국 기업들은 자국에서 세계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 능력에도 불구하고 수입 장벽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도 공장을 세우고 있다.
저널은 이것이 구매력이 감소 중인 세계 경제에 제품들을 넘쳐나게 하면서 결국 가격을 더 떨어뜨리게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 "중국 경제적 경쟁자"
지난 1990년대말과 2000년대초에는 넘쳐났던 중국산 제품들로 인해 세계 경제가 자국의 제조업 일자리 상실 속에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 중국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1%p 증가할 때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2%p 감소하면서 중산층 이하가 가장 큰 혜택을 봤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로 인해 중국 제품 수입국들은 물가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서방국가들은 2000년대초와 달리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값싼 중국 제품들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 상실을 겪은 미국과 유럽, 일본은 전략적인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당선되면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면서 저가 제조업을 포기한 한국과 일본과 달리 중국은 여전히 저임금 산업을 유지하고 있다.
저널은 앞으로 선진국 장벽을 피하기 위해 중국 수출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개도국들을 개척할 것이며 이들 국가들의 산업들도 값싼 중국 제품의 경쟁력에 흔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