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뉴시스
중동과 러시아가 유가부양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자발적인 석유 감산을 올해 2·4분기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며 유가가 소폭 오르겠지만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상승세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실질적인 맹주 역할을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3일(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원유 감산 연장을 알렸다. 사우디 정부는 현재 감산 규모가 일평균 100만배럴가량이라며 올해 2·4분기까지 감산을 연장하여 6월 말까지 일평균 약 9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바크 부총리도 올해 2·4분기 말까지 원유 생산을 일평균 47만1000배럴 줄인다고 밝혔다. 이날 쿠웨이트, 알제리, 오만,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다른 OPEC+ 회원국들도 2·4분기까지 감산 유지를 선언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7월부터 OPEC+의 결정과 별개로 일평균 100만배럴 감산을 시작했고, 이번 결정으로 올해 상반기 내내 감산을 유지하게 됐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일평균 100만배럴)을 포함, 올해 1·4분기까지 일평균 220만배럴을 감산한다고 합의했다.
현재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돈이 급한 상황이라 원유 생산을 줄여 유가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우디는 각종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쓸 돈이 부족하다. 또한 중국의 정유소들이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시기라는 점도 이번 감산조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졌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3일 장중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약 84달러에 거래되면서 4개월 만에 가장 높다. 미국 모건스탠리은행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미국의 석유 생산량 전망치를 낮추는 동시에 올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75~80달러에서 80~85달러로 상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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