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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비상근무 돌입 공공의료원 가보니...긴장감 맴돌아

[르포]비상근무 돌입 공공의료원 가보니...긴장감 맴돌아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이 지난 5일 오후 7시께 평소 진료시간를 넘겨 비상 운영을 하고 있다. 이 병원은 평시 6시 진료 종료시간을 2시간 늘렸다. 사진=노진균 기자
【의정부·일산=노진균 기자】 "의료진들이 오후 8시까지 각 과별로 돌아가며 비상 근무중인데, 당분간은 계속 그렇지 않을까 싶다."
지난 4일 오후 7시 40분께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에서 만난 한 병원 관계자는 이같이 설명하며 병원 내부로 발길을 옮겼다. 병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은 뜸했지만, 늦은 오후에도 병원 내부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경기도의료원이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대비해 비상진료체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화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사태로 인해 공공병원이 환자들로 대거 몰리는 혼잡함은 아직 보이질 않았다.

경기도의료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지역에서 인지도 있는 민간병원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아직 공공으로 환자가 넘어오지 않고 있지만 꾸준히 동향을 파악해 순환 진료를 확대하는 등의 방침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의료계 집단행동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는 않다"며 "진료 시간이 늘어남에 따른 부담은 다소 있지만, 아직 환자가 몰리는 등의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원측은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개업의들의 파업 동참 여부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24시간 가동하지 못하고 오후 5시 30분부터 오전 8시 30분인 15시간만 운영해 오던 응급실을 24시간 가동하기 위해 의료진을 채용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달 23일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원·의정부·파주·이천·안성·포천 등 6곳의 경기도의료원은 평일 외래진료를 오후 8시까지 연장,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평일 진료시간 연장과 함께 주말과 휴일 진료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31개 시군 보건소 진료시간도 확대된 상황이다.

국공립 병원들의 또 다른 고민은 전공의 집단사직에 동참하는 내부 공공의료진이다. 고양시 소재 국립암센터의 경우 13명 중 8명의 전공의가 참여하며 자리를 비운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의료 중단사태에 참여한 전공의들이 대부분 마취통증의학과에 소속돼 있어 수술에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의 이탈로 센터는 550개의 병상을 일부 줄이기도 했다. 현재는 520여개의 병상만 사용하고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순수 암센터 소속 전공의들의 이탈이 많은 수는 아니지만 수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마취통증의학과에서 결원이 생겼다. 기존 의료진들이 투입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수술)건수는 줄어들었다"면서 "그 수가 줄어들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수술)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상은 당초와 비교해 아주 최소한만 조정한 상태"라면서 "전공의들이 담당했던 일부 업무를 간호직군에서 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병원외에 국민보험공단 일산병원 등의 공공의료기관에서 만약의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 분투도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 이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현재 의료진들의 피로 누적과 추가 이탈을 우려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산병원 관계자는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빅5 병원은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많은 찾는 곳이어서 더욱 관심이 높은 것"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공공성을 띈 의료원들이나 지역의 병원들은 상황은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병원 상당수가 운영에는 큰 지장을 받지 않고 있지만, 파업이 더 길어질 경우도 예상하고 대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2일 기준 경기도의 전공의 사직 현황 조사 결과 도내 수련병원 33곳의 전공의 1568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기지역 전체 전공의 2321명의 67.6%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