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 본점 전경. 사진=대구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여부를 두고 금융당국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경쟁촉진 효과'와 '고객들의 편익 제고'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대구은행이 제시한 '전국의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뉴하이브리드(new-hybrid) 뱅크' 비전이 실제 고객들의 편익을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가 당국 심사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이 이같은 요인을 당국에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시중은행으로 가는 일차 관문이라고 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해 금융감독원의 외부평가위원회(이하 외평위) 심사를 받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들이 외평위에 참석해 향후 비전과 사업계획, 영업전략, 리스크관리방안 등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대구은행이 금융위원회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이달 내 결론이 날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행렬에 들어감으로써 소비자들이 어떤 편익을 더 누릴지가 핵심이다. 당국도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금융소비자, 은행산업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중점으로 살펴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구은행이 내놓은 '뉴 하이브리드 뱅크' 비전의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대구은행에 따르면 뉴 하이브리드 뱅크는 쉽게 말해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디지털 접근성에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포용성을 갖춘 은행이다. 구체적으로 기업고객에는 △관계형 금융 확대 △전국 점포망 구축 및 찾아가는 금융 실천 등의 편익을, 개인고객에게는 △디지털을 통한 금리 경쟁력 확보 △중저신용자 포용금융 확대 등을 약속했다.
핀테크 회사와의 협업,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 공급도 대구은행이 약속한 비전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5대 시중은행이 비대면 대환대출 인프라 등을 통해 대출금리 경쟁을 하고, 상생금융을 넓히고 있는 와중에 차별화된 포인트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대구은행의 디지털 역량이 기존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과 견줘서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시너지 효과보다는 오히려 중간점에서 위치가 애매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은행산업 경쟁촉진 효과에 대해서도 5대 시중은행들은 "체급 차이가 난다"라는 반응이다. 실제 대구은행 총자산은 약 78조원이다. 5대은행 자산규모는 400~530조원 수준이다.
때문에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초반 영업비용 확대 등으로 리스크관리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대구은행 영업점은 총 202개로 △대구(122) △경북(59)에 쏠려있다. 부산과 경기에 5곳씩, 서울과 경남에 3곳씩, 인천·대전·울산에 각 1곳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전국구 은행으로 가는 과정에서 수도권 뿐 아니라 강원, 호남, 제주 등으로 대면 채널을 늘릴 경우 영업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전국구 은행으로 전환 시 대구경북 고객의 이탈 우려도 있다. 대구은행의 대구·경북지역 수신 점유율은 지난해 9월 기준 47%, 여신 점유율은 28.5%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전담팀을 확대하는 등 매끄러운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초에는 사업전략과 방향을 세웠다면 현재는 은행 각 부서 실무진까지 참여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수준에 발 맞춰 가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책무구조도 준비 및 계열사별 내부통제 강화 △스트레스 테스트 등 리스크관리체계 확충 등이다. 여신 심사체계를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조기에 도입한 것도 '뉴 하이브리드 뱅크' 비전 달성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구은행 비대면 채널인 iM뱅크 고객수는 지난해 말 기준 185만5000명으로 1년 새 24.3% 증가했다. 비대면 원화대출금은 1조9807억원, 원화예수금은 5조1356억원으로 지난 1년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금감원 외평위 의견 등을 반영해 금융위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현재 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자로 결정돼 오는 3월 28일 주주총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차기 행장 선임까지 황 행장이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할 예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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