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를 하고 있다. 2024.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를 수록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큰 폭의 물갈이가 나올 거라는 일각의 예측이 빗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TK 지역구 총25곳에서 절반 이상인 13명의 현역이 공천을 받았으며 경선이 결정된 3명의 현역 의원까지 공천 티켓을 따낼 경우 역대 최대 생존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재까지 TK 지역구 25곳 중 19곳에 대한 공천을 마쳤다. 나머지 지역구 6곳은 경선 혹은 국민추천을 진행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TK에서 공천을 받은 이들 중 현역 의원은 13명이다. 만약 강대식(대구 동구군위을),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김영식(경북 구미을)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현역 의원 생존율은 64%에 이른다. 역대 최대 재공천율을 기록한 2008년 제18대 총선(58.3%)을 훌쩍 뛰어넘는 기록이다. 경선에 붙은 이들이 모두 탈락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살아남는 셈이다. 특히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TK에서 현역 의원 60%이 교체된 걸 감안하면 이번 총선에서의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이날 공천 결과까지 포함하더라도 TK 현역 의원 탈락자 및 불출마는 총 7명으로, 역대 총선에 비춰볼 때 교체율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공관위는 이날 대구 달서갑에 유영하 변호사를 전략공천하면서 홍석준 의원이 탈락했으며,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군위갑)과 양금희 의원(대구 북갑) 지역구는 국민추천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당에서는 이에 대해 시스템 공천을 적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물갈이를 최소화한 데에는 텃밭에서 잡음이 일었던 21대 총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핵심 지지층이 몰린 지역을 찾는 대신 민주당이 현역인 험지를 돌며 '스윙보터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텃밭 물갈이를 통해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는 보수당의 전통적인 전략을 이번 총선에서는 버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권 인사들은 현역 물갈이가 곧 쇄신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 위원장을 중도층 표심 잡기를 위한 대표 얼굴로 내세우고, 현역 의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해 총선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으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선 새 인물이 들어올 통로가 그만큼 좁아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천이 확정되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는 텃밭에 새 인물을 배치해 당의 이미지를 바꿔야 하는데, 이번 총선에선 그런 움직임이 없다는 비판이다. 당은 이번에 '현역 평가 하위자·동일 지역구 3선 이상'의 경우 최대 35% 이상 감산 방침을 적용했음에도 원외에서는 여전히 출발선이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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