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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정치적 학살, 가짜 민주당 탈당한다" 부평을 출마 예고[2024 총선]

컷오프 홍영표 "민주,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간다는 선전포고"
"흩어진 사람 모을 것" 민주연대 세력화 예고

홍영표 "정치적 학살, 가짜 민주당 탈당한다" 부평을 출마 예고[2024 총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된 홍 의원은 탈당 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시절 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 의원은 먼저 원내대표 시절 △정년 연장안 합의 △주52시간제 통과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 입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패스트트랙 통과 등 자신의 성과를 나열했다.

홍 의원은 "원내대표 때 거둔 성과들은 야당은 물론 민주당 내 다른 목소리도 경청하고 설득했던 통합의 리더십이 만든 결실이라 자부한다"며 "그런 노력들이 모여 문재인 대통령께선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고, 민주당 재집권에도 파란불이 켜져 있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지난 대선, 민주당은 패했다"면서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민주당은 총선 승리보다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의 사당화 행태에 분노한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홍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지고 있다. 다른 의견도 존중하고 서로 토론하고 조정했던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고 도덕적, 사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도덕적 우위'를 지켜온 민주당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급기야 제가 당대표로 출마했던 지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밝혀지면서 민주당의 위상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이런 끝없는 추락은 이번 공천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공천을 '정치적 학살'이라고 표현한 홍 의원은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배제 여론조사, 멀쩡한 지역에 대한 이유 없는 전략지역구 지정, 급기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고 비토했다.

이어 홍 의원은 "저만 그런 게 아니다. 지금 많은 후보들이 원칙 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검찰공화국이라는 거악에 맞서기 위해 온갖 부당한 일들 속에서도 버텨왔지만, 부당한 공천, 막다른 길 앞에서 더 이상 제가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탈당의 이유를 밝혔다.

홍 의원은 "거대 양당이 포기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와 이재명 당대표 지키기에 매몰된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진짜 민주정당이 필요하다"며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시 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앞서 탈당한 설훈 의원이 추진 중인 '민주연대'에 합류, 세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탈당 후 자신의 지역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탈당 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홍 의원은 "제가 정치를 계속해 온 부평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아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