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홍영표 "민주,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간다는 선전포고"
"흩어진 사람 모을 것" 민주연대 세력화 예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이번 민주당 공천은 정치적 학살"이라며 탈당을 전격 선언했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 된 홍 의원은 탈당 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출마할 계획이다.
'친문 좌장'으로 불리는 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민주가 사라진 '가짜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시절 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 의원은 먼저 원내대표 시절 △정년 연장안 합의 △주52시간제 통과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과 검찰개혁 입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패스트트랙 통과 등 자신의 성과를 나열했다.
홍 의원은 "원내대표 때 거둔 성과들은 야당은 물론 민주당 내 다른 목소리도 경청하고 설득했던 통합의 리더십이 만든 결실이라 자부한다"며 "그런 노력들이 모여 문재인 대통령께선 임기 마지막까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고, 민주당 재집권에도 파란불이 켜져 있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지난 대선, 민주당은 패했다"면서 "(정권을) 심판하고 견제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는 민주당은 총선 승리보다 반대세력 제거에 몰두하고 있다. 민주당의 사당화 행태에 분노한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홍 의원은 "지금 민주당은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지고 있다. 다른 의견도 존중하고 서로 토론하고 조정했던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고 도덕적, 사법적 문제에 대한 대응은 '도덕적 우위'를 지켜온 민주당의 정체성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급기야 제가 당대표로 출마했던 지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밝혀지면서 민주당의 위상은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이런 끝없는 추락은 이번 공천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공천을 '정치적 학살'이라고 표현한 홍 의원은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엉터리 선출직 평가부터, 비선에서 한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배제 여론조사, 멀쩡한 지역에 대한 이유 없는 전략지역구 지정, 급기야 경선 배제까지, 일관되게 '홍영표 퇴출'이 목표였다"고 비토했다.
이어 홍 의원은 "저만 그런 게 아니다. 지금 많은 후보들이 원칙 없는 사당화를 위한 불공정 경선에 분노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검찰공화국이라는 거악에 맞서기 위해 온갖 부당한 일들 속에서도 버텨왔지만, 부당한 공천, 막다른 길 앞에서 더 이상 제가 민주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탈당의 이유를 밝혔다.
홍 의원은 "거대 양당이 포기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와 이재명 당대표 지키기에 매몰된 거대 양당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진짜 민주정당이 필요하다"며 "흩어진 사람들을 모으고 해야 할 과제들을 하나하나 다시 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앞서 탈당한 설훈 의원이 추진 중인 '민주연대'에 합류, 세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탈당 후 자신의 지역에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탈당 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홍 의원은 "제가 정치를 계속해 온 부평 유권자들의 판단을 받아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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