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전국 12곳 시범사업
상담·치유·학습 등 맞춤 관리
사후관리 차원 생활비도 지급
5월부터 전국 온라인 실태조사
정부가 세상과 단절한 고립·은둔 청소년의 실태를 파악해 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원스톱 패키지' 시범사업을 선보인다. 오는 5월 고립·은둔 청소년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첫 전국단위 실태조사도 실시한다.
여성가족부는 제22차 청소년정책위원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 및 지원방안'을 심의·의결했다고 6일 밝혔다. 고립 청소년은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거나 정서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청소년을, 은둔 청소년은 집 안에서만 머물며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는 청소년을 말한다.
고립·은둔 청소년 대상 시범사업은 이달부터 서울과 대구, 경북, 전남 등 전국 12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센터)를 중심으로 실시한다.
먼저 꿈드림센터로 개인 정보가 연계된 청소년 가운데 3개월 이상 센터에 등록하지 않거나, 센터를 이용하지 않는 약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전담 상담사가 고립과 은둔 여부를 확인한다.
여기서 고립·은둔 청소년으로 판단된 이들을 진단한 후에 상담, 치유, 학습, 가족관계 회복 등을 맞춤형 지원한다.
최근 '학교밖청소년지원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초중등 과정을 중단한 청소년뿐만 아니라 고교 과정을 중단한 이들에 대한 정보도 꿈드림센터로 연계되면서 고립·은둔 청소년을 더욱 촘촘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난해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개발한 '은둔 청소년 스크리닝 척도'를 활용해 고립·은둔 수준을 구체적으로 진단하고 필요할 경우 일대일 전담 사례 관리사가 가정을 방문해 상담한다.
자살이나 자해 위험이 발견됐다면 곧바로 인근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집중심리클리닉'이나 치료기관을 연계한다.
정서적 교류와 심신 회복을 위한 소모임과 멘토링, 일상 습관 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학업을 이어가길 원하는 청소년을 위해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과 온라인 교육콘텐츠도 제공한다.
이들의 가족을 대상으로 한 자녀 이해 교육과 부모 상담, 자조모임 등도 운영해 가족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사회에 복귀한 청소년이 다시 단절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각종 사후관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사회 적응 수준에 따라 최소 3개월 이상 관리하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는 월 65만원 이하 생활비, 연 200만원 이하 치료비, 월 36만원 이하 자립지원비, 연 350만원 이하 법률지원비도 지급한다.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고립·은둔 청소년의 특성을 감안해 편의점 계산대 등에 정책을 홍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서비스 신청이 가능한 '청소년1388 대국민포털'도 운영할 계획이다.
5월부터는 고립·은둔 청소년의 생활실태와 특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전국단위 온라인 실태조사를 처음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청소년복지지원법' 대상에 고립·은둔 청소년이 포함되도록 관련법 개정을 추진한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고립 청소년이 14만명으로 추정되는 등 고립·은둔 현상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며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이들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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