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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SG펀드 살아나나

순자산 7.2兆→5.6兆→5.7兆
국내주식형 액티브 3년 수익률 코스피 6.38%p 아웃퍼폼


국내 ESG 펀드 순자산
(억원)
연도 2021 2022 2023
규모 7조2406 5조6250 5조7576
(서스틴베스트)

[파이낸셜뉴스] 국내(K)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펀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다가 상승 반전이다. 전체 공모펀드 시장하고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하반기 신규 출시된 ESG 펀드 4개 중 2개는 거버넌스(지배구조) 관련 펀드였고 나머지 2개는 해외주식형였다. 거버넌스에 대한 관심 증가와 미국 시장 상승 기조 유지 전망이 강화되고 있어 향후 이 같은 펀드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ESG 펀드 순자산 규모 반등 성공
9일 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 ESG 펀드 순자산 규모는 5조7576억원이다. 2021년 7조2406억원에서 2022년 5조625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2023년 하반기 ESG 펀드는 4283억원 순유출을 기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인 2457억원이 국내채권형 ESG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2023년 말 국내주식형 ESG 펀드 순자산은 약 2조5000억원으로 2022년 말 순자산인 2조2000억원 대비 10.4% 증가했다. ESG 펀드를 제외한 국내주식형 일반 펀드의 2023년 말 순자산 역시 2022년 말 57조원 대비 19.1% 증가한 68조원 규모로 늘었다.

류호정 서스틴베스트 책임연구원은 "국내주식형 ESG 펀드의 자금유출입은 ESG 펀드를 제외한 일반 펀드가 큰 폭의 순유출을 기록했던 2021년 상반기 8788억원의 최대 순유입액을 기록한 후 2022년 상반기까지 순유입 추세가 이어지다가 2022년 하반기 처음으로 1791억원 순유출을 기록한 후 2023년 하반기까지 순유출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순유출 규모는 일반 펀드와 마찬가지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3년 말 기준 ESG펀드는 총 124개로 전반기 말 대비 1개 늘었다. 국내 ESG 펀드 수는 2021년과 2022년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3년 답보 상태다. 액티브형이 꾸준히 80%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

■장기 ESG 펀드 투자는 코스피 수익률 아웃퍼폼
ESG 펀드의 3년 누적수익률은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 국내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의 3년 수익률은 -1.21%로 KOSPI와 KOSPI200을 각각 6.38%p, 6.83%p 상회했다.

류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결과는 변동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하방 방어에 ESG 펀드 투자가 효과적임을 보여준다"며 "KOSPI200 내재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의 최근 3년 일일 종가 평균은 18.53으로 그 직전 3년(2017~2019년) 평균인 14.10을 웃돌았다. 이처럼 변동성이 확대된 환경에서 투자종목 선정에 ESG 전략을 활용한 펀드들은 ESG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펀드들보다 적은 손실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2023년 하반기 ESG 펀드 전체와 국내주식형 액티브 ESG 펀드 수익률은 각각 2.3%, 2.5%로 KOSPI와 KOSPI200을 하회했다. 2023년 국내 증시는 상반기 2차전지 관련 소재 업종 및 정보기술 업종이 주도한 상승으로 강한 반등세를 보인 후, 하반기에는 조정 흐름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침체 우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이 시장에 반영되며 변동성 높은 흐름을 보였다.

류 책임연구원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대형주 쏠림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국내주식형 ESG 펀드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시장을 하회한 것은 대형주 보유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영향으로 보인다"며 "2023년 3분기 말 기준 국내주식형 ESG 펀드의 KOSPI 대형주 평균 보유비중은 63.7% 수준으로 KOSPI(약 83.9%)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섹터별로 하반기 KOSPI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금융 섹터와 정보기술 섹터에 대한 노출도도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 투자의 전제는 장기주의(long-termism)이며 ESG펀드 운용전략의 효과가 장기 투자성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주주행동주의가 확산되고 정책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이 강조되고 있는 최근의 분위기는 운용사들이 투자시계를 더 길게 가져가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