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의혹 꺼내들며 "정권 심판"
SK하이닉스 찾아 정책간담회도
반도체 규제개혁·세제지원 약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가 7일 오후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에서 김동섭 사장(앞줄 왼쪽)과 반도체 정책간담회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양평(경기)=최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카드를 꺼내 들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최근 당내 공천파동으로 약화된 정권심판 프레임의 골격을 다시 세워 국면전환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이슈가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의 지역구(인천계양을) 맞상대인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불거졌다는 점을 이용, 선거 내내 이슈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즉 선거구도 프레임도 정권심판론으로 복원하고, 원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7일 오전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를 찾아 대안노선 종점 인근을 둘러봤다. 파란색 점퍼 차림의 이 대표는 이 지역에 단수 공천된 최재관 경기여주·양평 예비후보와 영입인재인 손명수 전 국토부 차관에게 브리핑을 받고 양평군청 앞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답답한 현실이다. 국민들을 위해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며 "책임자들은 책임을 지는 게 아니고 오히려 꽃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작년 6월부터 국토부가 임의로 양평고속도로 노선을 바꿔 대통령 처가에 재산상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 위해 요구서를 제출했으며, 10월 국정감사에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 대표는 "국정농단의 대표적 사례"라고 한 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선거를 통해 그 주권을 잠시 맡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 권력은 당연히 주인을 위해서, 주인의 뜻에 따라 행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원 전 장관이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관련 책임을 지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국민의힘 공천 논란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안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원 전 장관도 공천을 받았다"며 "대체 국민의힘은 이런 분들을 내세워서 국민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임직원 및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세제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반도체 초강대국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며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포괄하는 육성정책으로 종합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 집중 유세에 나선다.
다음 주에는 충남 천안갑을 찾아 해병대원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 지역구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뛰고 있는 곳이다. 이 외에도 충청권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 실정과 관련 있는 지역을 릴레이 방문, 자당 후보 지원유세를 통해 지지세 확산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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